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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 운영해 번 돈으로 '사무장 병원' 차려

도박사이트를 차려 번 돈으로 속칭 '사무장 병원'을 세워 이익을 챙긴 일당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백억원을 챙기고 이 돈으로 사무장 병원을 세워 운영한 혐의(도박개장·의료법 위반 등)로 신모(43)씨 등 일당 16명과 의사 이모(31)씨를 체포했고, 이 가운데 신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현금 등 동산 39억 7천만원 상당을 압수하고 부동산 보증금 26억 8천만원을 몰수보전 조치했다.

카지노칩·외화 등으로 해외에 은닉한 것으로 확인된 27억원에 대해서는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이를 합하면 93억 5천만원으로 2011년 김제 마늘밭에서 돈뭉치 110억원이 발견된 이래 최대 규모의 도박수익 환수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신씨 일당은 미국에 도박사이트 서버를 구축하고 2013년 초부터 지난해 12월24일까지 홍콩·마카오·중국 등 해외 현지사무실에서 총 입금액 2조 6천억원 규모의 불법 카지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문자메시지 등으로 사이트를 홍보해 약 1만 7천명의 회원을 모았다.

사이트에서 얻은 수익금은 마카오 인근 중국 주하이(珠海) 대포계좌와 조선족 환전상의 중국 옌볜(延邊) 계좌, 마카오 등지의 공범 계좌 등을 거쳐 환치기 수법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자신의 몫으로만 300억원을 챙긴 신씨는 세계에 15대 밖에 없는 영국 '애스턴마틴 뱅퀴시 볼란테' 한정판 차량(시가 4억 6천만원 상당) 등 외제차 여러 대를 구입하고, 강남·수도권에 고급 아파트·빌라를 전세로 빌려 3∼6개월마다 은신처를 옮겨 다녔다.

그러나 경찰 수사를 피하려고 계좌는 전혀 이용하지 않고 부동산도 차명으로 계약했다.

전세금도 수억원을 직접 현금 또는 수표로 치렀다고 경찰은 전했다.신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세탁하고자 의사를 꼬드겨 '사무장 병원'을 차렸다.

지난해 10월 월급 1천1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의사 이씨를 고용하고, 약 10억원을 투자해 경기 수원에 160여평 규모의 척추질환 전문병원을 이씨 명의로 설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환자를 받은 이 병원은 하루 평균 매출이 800만원,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1억 5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운영이 잘 됐다.

신씨는 사무장 병원을 차린 이유에 대해 "도박이 불법이니 합법적인 사업을 해보려고 알아보던 중 병원을 차리면 좋을 것 같았다"면서 "내가 허리가 안 좋아서 척추질환 병원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은 의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불법 행위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회원관리 등을 담당한 공범 4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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