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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여야의 지난 행적이 공약이다

 

말도 많고 탓도 많던 여야 공천도 절정으로 치닫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본선에서 국민들이 누구를 선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당선 후 어떤 식의 정책을 펼칠 지는 대략 예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총선 얘기가 아니라 미국 대선 얘기다. 오바마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의 경우 수혜대상을 저소득층에게 넓힌 것인데 민주당의 힐러리가 당선된다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화당의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은 중산층 이상이므로 건강보험의 확대시행은 곧 보험료 부담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의 경우 공화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후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다른 후보가 나가서 대통령이 된다면 트럼프보다 이민문제나 미군의 해외주둔 문제에서 조금 완화된 정책을 펼 것이다. 트럼프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선거전략 상 발언한 많은 문제들을 그대로 추진하기보다는 좀 정제된 정책으로 갈 가능성도 크다. 아무튼 이렇게 예측해 볼 수 있는 이유는 양대 정당이 이전부터 그런 식의 정책을 펴 왔고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급조된 공약들은 실현가능성 없어

우리도 일주일 후면 국회의원 총선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각 당의 공약에 대해서 남의 나라인 미국만큼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두 공천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정책의 차이가 아니라 단순히 계파, 즉 편가르기의 세력다툼뿐이었다고 기억한다. 현재도 가장 큰 이슈는 야권후보단일화 문제다. 이 문제로 두 야당 간 신경전이 연일 계속되고, 여야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여당의 과반수 확보와 이를 막으려는 야당의 정치적 목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왜 그래야만 하는지 각 당은 국민들을 설득시켜야만 한다. 그냥 편가르기로 표를 달라는 것은 구걸이거나 협박일 뿐이다.

각 당의 공약들이 발표되기는 했다. 주된 공약으로 새누리당은 ‘시장활성화’,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 국민의당은 ‘공정경제’, 정의당은 ‘소득분배’를 강조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사항에 들어가면, 갑자기 들고 나온 공약이거나 구체적 검토나 협의 없이 발표된 것들이 많다. 새누리당의 ‘양적완화’ 정책은 한국은행과의 조율이 없이 나온 것으로 여당의 공약이라고 하기에는 책임감이 떨어진다. 이에 맞선 더불어민주당의 ‘경제민주화’ 구호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의 공약이었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은 시장활성화를 내세운 대신 복지 공약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 대선공약이었고 현재 실시중인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것과 청년일자리 70만개를 내세웠는데 구체적인 재원마련방안은 설명이 부족하다. 양당간에 재원마련을 위한 증세 여부를 가지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공정경제의 핵심으로 대기업 규제를 말했지만 소요재원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정의당도 ‘2020년 국민 평균월급 300만원’으로 ‘삶의 질 향상, 비정규직 배려’를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설명은 없다.



선거는 평상시의 각 정당 정책을 선택하는 것

일일이 다 언급해서 무엇하랴. 이렇게 국민들에게 좋은 정책이고 정말 실현가능다면 지금까지 왜 안 했는지 묻고 싶다. 할 수 있었는데 안 했다면 악한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을 공약했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태와 다른 공약을 했다면 제정신이 아니거나 아직 변신 중이니까 이번 선거에서는 표를 주기 어렵다. 평상시에 여당은 부지런히 국민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여 집행하고, 야당은 부족한 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주어진 역할이다. 선거를 통하여 국민이 현 상태에 만족하면 현상유지를, 만족하지 못한다면 여야의 구도를 바꾸게 되는 것이다. 말로만 하는 선전은 믿어서는 안 된다. 지난날의 행적이 선택의 기준이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영화제목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