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스릴러/실화
감독 : 이철하
출연 : 강예원/이상윤/최진호
대낮의 도심 한복판, 강수아(강예원)는 이유도 모른 채 건장한 남자들에게 납치된 후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106일간 감금된다. 이후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지만, 그녀는 기억의 일부를 잃게 되고, 자신이 머물렀던 정신병원 화재사건과 경찰서장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로부터 1년뒤, 시사프로 ‘추적24시’ 나남수(이상윤)PD에게 의문의 수첩이 배달되고, 그는 믿기 힘든 사건들이 기록된 수첩의 진실을 밝히고자 강수아를 찾아가지만, 살인사건 용의자로 수감돼 있는 그녀를 발견한다.
영화 ‘날, 보러와요’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는 정신질환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이야기를 차용해 최근 뉴스만 틀면 나오는 친족범죄에 대한 이야기, 폐쇄병동에서 자행되고 있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을 스릴러적으로 재구성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타의(他意)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 입원을 허용하는 ‘정신보건법 제24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가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인권 유린의 법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거센 비판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2013년 서울정신보건지표 자료에 따르면 사설정신병원에 입원한 국내 정신질환자의 73.5%는 자의가 아닌 강제입원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호자와 병원, 이송업체간 수익창출을 위한 납치, 강제 감금이 정신보건법 상 합법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에서 출발한 ‘날, 보러와요’는 실제로 성행하고 있고, 바로 지금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합법적인 납치와 감금의 공포에서 시작된다.
이철하 감독은 “영화를 통해 몇몇 사설정신병원의 폐해를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런 사설정신병원이 생기는데 일조한 ‘정신보건법 제24조’라는 법의 사각지대, 그리고 이런 일련의 문제들을 통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범죄들,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날, 보러와요’는 강예원과 이상윤이 만나 스크린을 통해 강렬한 시너지를 발산한다. 강예원은 극중 강수아로 분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여성에서 정신병원과 감호소라는 낯선 공간에서의 감금을 겪고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감정의 편차가 큰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열연을 펼쳤다.
멜로 영화 ‘산타바바라’(2013) 이후 3년 만에 극장 관객을 찾은 이상윤은 기존의 훈남이미지를 벗어나 냉철하고 예민하며 때로는 다소 거칠기까지 한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이야기 전개와 숨막히는 긴장감의 연속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영화 ‘날, 보러와요’는 2016년을 강타할 충격실화 스릴러로 관객들에게 각인될 것이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