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엽서
/정일근
막차가 끝나기 전에 돌아가려 합니다. 그곳에는 하마 분분한 낙화도 끝나고 지는 꽃잎꽃잎 사이 착하고 어린 새잎들이 눈뜨고 있겠지요. 바다가 보이는 교정 4월 나무에 기대어 낮은 휘파람을 불며 그리움의 시편들을 날려 보내던 추억의 그림자가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습니까. 작은 바람 한 줌에도 온몸으로 대답하던 4월 새잎들처럼, 나는 참으로 푸르게 시의 길을 걸어 그대 마을로 가고 싶었습니다. 날이 저물면 바다로 향해 난 길을 걸어 돌아가던 진해 옛집에는 오늘도 따뜻한 저녁 불빛이 돋아나고, 옛친구들은 잘 익은 술내음으로 남아있겠지요. 4월입니다. 막차가 끝나기 전에, 길이 끝나기 전에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시인의 고향은 이력사항으로 보면 경남 양산이다. 유년시절을 지나 세월을 건넌 20년이 넘는 곳이 진해이기에 시인의 고향이라고 한다. 아마 고향의 향수로 그리움이 담긴 시인 것 같다. 진해하면 떠오르는 일들이 있다. 친구들과 처음 나온 소나타를 타고 여행하면서 경상도의 음식맛을 처음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 맛을 즐기던 친구들은 모두 곁에 없다 사관생도가 꿈이던 내게도 진해는 아름다운 곳이다. 마음 그대로 나눌 수 있고 밤새워 술잔을 기울던 추억들은 아침이 오기까지 가슴 한곳을 때린다. 마음속에 담아둔 사연들은 생각으로 다시 돌아간다. 누구나 고향은 아늑함이 있고 버릴 수 없는 추억이 있다. 두 길에 서 있는 삶도 그렇고 언제가는 돌아가야 하는 길이 수구초심이다. /박병두 소설가·수원문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