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이 현실화됐다. 미국측이 우리 정부에 파병을 공식 요청한지 5개월만의 결정이다.
정부가 반전단체의 거센 파병반대를 의식한 나머지 파병 결정를 미루다 보니까 국회 동의안 제출이 늦어졌고, 동의안을 넘겨 받은 국회 역시 파병반대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표결을 질질 끌어왔다.
전쟁에 이기고서도 궁지에 몰린 미국측은 한국정부의 파병 지연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고, 마침내는 양국간의 관계 악화설까지 나돌았다.
물론 파병 자체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였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국민들간에 찬반 양론이 생겨 찬성과 반대로 갈린 것도 민주국가 다운 현상이어서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깊이 생각하고 빨리 결정해야할 일을 실기함으로써 어려운 일을 하고서도 찬사는 커녕 3류 정치국가라는 말을 듣게 된데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였다. 난데없이 자주파 주창이 제기되면서 동맹파를 자극하더니, 그 여파가 한미관계에 더해 국제사회까지 긴장시킨 것은 외교적으로 득보다 실이 컸다.
아무려나 우리는 이라크 파병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다. 이르면 4월 초순이나, 중순쯤까지 500명의 선발대를 파견하고, 연말까지 3천600명 규모(서희, 제마부대 포함)의 국군이 현지에서 이라크 재건사업을 돕게 된다.
자이툰(올리브)부대로 명명된 파병부대 규모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특히 특공대는 지난 1983년 창설 이후 첫 해외 파병이어서 군사적(軍史的) 의미가 크다.
한국사단은 연합합동동맹사령부(CJTF-7)의 통제를 받지만 사단장의 지휘 아래 키르쿠크 지역을 전담한다. 한마디로 용병 형식의 월남 파병과는 성격과 실체가 다르다.우리 군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파병부대 지원 경쟁률도 15대 1이나 된다고 한다. 역시 대한민국 국군답다.
그러나 염려되는 바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 정정(政情)이 심상치 않은 점이다. 국민들은 단 1명의 희생자도 없이 임무를 마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와 자이툰부대장은 장병의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