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온 일에
/마종하
3한 일에 날아서 4온 일에 꿈꾸는 새들
하루만 더 따뜻해도 우리는 날 수 있다
그리운 희망, 도리 없는 욕망은 오직 그것뿐
그 하루의 햇살로 날개를 털고
몸의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즐거운 비가로 겨울을 푼다
오늘도 나는 따뜻한 밥을 먹었다
- 마종하 시집 ‘한 바이올린 주자의 절망’/세계사
봄이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 봄은 언제나 바람 분다. 봄바람이다. 언제나 청춘이라는 거다. 언젠가부터 봄이, 봄이 아님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늙어간다. 이십에도 늙을 수 있고 삼십에도 늙을 수 있다. 건강도 그렇고 오고가는 만남들도 그렇고 세상 돌아가는 일들도 그렇다. 뜻대로 되지 않고 무언가 자꾸만 엇나가고 비뚤어지고 허방을 짚는다. 이 때 시인은 자신의 몸에 아궁이를 지피고 아름다운 밥을 지어 먹는다. 그것도 따뜻한 밥을, 우리 모두 그 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은 소중하다. 이미 세상을 떠났어도.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