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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민주주의의 꽃

 

꽃의 계절이다. 바람이 찍히는 곳마다, 태양이 입맞춤을 하는 곳마다 꽃이 환하다. 꽃을 먼저 달고 봄맞이를 시작한 나무는 한차례 꽃비를 뿌리고서야 새순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서둘러 봄을 불러냈던 냉이며 민들레는 벌써 씨앗을 만들기 시작했다. 낮은 곳에서 봄을 충전하는 전령사들이다. 보도블록 틈에서 무성한 잡초더미 속에서 제 몫의 계절을 피워내는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삶의 환희를 느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람이 불면 잠시 꽃잎을 내주고 태양이 뜨거우면 잠시 숨죽이며 그렇게 자연에 동화되며 살아남는 법을 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고 했던가. 선거가 끝나자 요란했던 거리가 조용해졌다. 누군가는 당선의 기쁨을 알리기도 하고 어떤 후보는 아쉬움과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할 것이다. 국회위원 당선자는 국민이 왜 자신의 정당을 지지하고 자신을 뽑아줬는지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선거 운동하는 후보자에게 내가 주문한 것은 선거 때만 표를 얻기 위해 필요한 국민이 아니라 당선된 후에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일하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후보자는 여부가 있겠느냐며 내 손이 아프도록 꼭 잡고 잘하겠으니 꼭 밀어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유권자의 한 표가 절실한 때에는 우리네 같이 힘없는 사람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는 시늉을 하겠지만 정작 배지를 달고 나면 지역일꾼이 아니라 어깨에 힘 먼저 실려 민생을 돌보기는커녕 이권다툼만 하며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축내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무릎 끓고 큰 절하던 순간을 결코 헛되이 여겨서는 안 된다. 청년들의 목소리는 하나 같이 일자리를 달라는 것이다. 계약직 근로자가 아닌 맘 놓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그 가정은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가족모두 노력한다. 서민들의 가계소득에 많은 부분이 사교육비에 투자되고 그것도 모자라 집을 줄이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가슴을 졸인다. 대학에 들어간 기쁨도 잠깐 비싼 등록금때문에 허리가 휘고 아르바이트며 학자금 대출 등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취업할 곳이 없어 취업준비생이라는 이름을 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가 자영업을 하는 경우 자녀가 함께 부모의 일을 거드는 경우가 많다. 전공과는 무관한 일들이 대부분이다. 어렵게 명문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몇 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하다가 실패하고 이력서만 쓰다가 결국엔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설거지하면서 주방 일을 배우는 것을 보았다. 흔한 경우이다. 그나마 이들은 부모 밑에서 일할 수 있다는 특혜를 받은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편의점이나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전전긍긍하면서 부모나 사회에 죄인 취급 받으며 젊음과 청춘을 소비한다.

물론 이런 현실이 국회위원의 문제만은 아님은 알지만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겠다는 큰 목소리가 지켜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내가 선택하고 우리가 뽑아준 대표이다. 이젠 이들이 공명정대하게 나랏일을 하는지 지켜보고 심판해야 한다.

꽃 핀 자리엔 크든 작든 꽃자리에 걸 맞는 열매가 맺기 마련이다. 그 열매를 키우는 것은 적당한 바람과 태양과 비 그리고 키우는 이의 정성도 한 몫 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피고 탐스런 열매가 맺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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