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산과 들이 따뜻한 봄기운에 꽃 축제가 한창이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천기 만물의 변화는 경이롭기만 하다. 그러나 2016년 현재의 봄은 많은 변화가 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예전과 달리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예속화한 모습이 목격되고 있는 것. 문제는 자연풍광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에 상처 입었던 자연이 소리없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은 인간이 만들었던 각종 공해물질과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꽃가루로 무장해 인간에게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시키고 있다. 특히 봄, 가을에 그 공격력이 막강해지는데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들의 유병률은 매년 증가해 연령대별로 기관지천식은 2~13%, 알레르기비염은 20~30%, 아토피피부염은 2~25% (2000년 이후 ISSAC조사결과 인용)에 이르는데 특히 3, 4월과 9, 10월에 정도가 심해진다.
봄철에 심해지는 알레르기의 유발원인 중 자연이 스스로 발생시키는 알레르기 유발 꽃가루의 실태는 다음과 같다.
풍매화(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운반되는 꽃)의 꽃가루는 종의 번식을 위한 현상으로 대기중 농도는 연 2회 봄(3~5월)과 가을 (8~9월)에 걸쳐 절정기를 보인다. 2월 말부터 5월까지 대기중 농도가 증가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종은 나무류가 주를 이루는데, 노간주나무 측백나무와 삼나무가 가장 먼저 화분을 날린다. 그 이후 오리나무, 자작 나무, 참나무 순으로 꽃가루를 만들어낸다. 다행히 소나무는 가장 많이 채집되는 꽃가루이지만 항원성은 그리 높지 않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가 흩날릴 때 시작되며 증상의 경중은 대기 중의 꽃가루 농도 관계가 있다. 특이한 것은 꽃가루가 종(種)특이적인 반응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유사한 종간 교차반응으로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수목 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경우 사과, 배 등에도 가벼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가 있다,
이러한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이 발현되면 한방 병의원에서는 일반적으로 회피요법, 대증요법, 체질개선법 등의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반응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물질과 꽃가루를 피하는 것으로 최선의 치료법이자 예방법으로 꼽힌다. 원인 회피에 중점을 두면서 발현시 증상 완화를 위해 대증요법을 쓴다. 증상 발현 부위에 맞는 한방 외용제를 사용해 알레르기 원인물질들을 세척함과 동시에 점막 혹은 피부의 화열을 내리고 보습을 통해 그 기능을 향상시킨다. 물론 증상에 상응하는 혈을 이용한 침치료와 체내 음양의 불균형을 해소시키는 탕약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렵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체질개선법은 과민한 체질을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반영구적으로 변화시켜 완치시키는 것이다.
봄철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알레르기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실내공기는 가습기를 이용하여 습도를 높여주고, 깨끗한 물을 하루 500cc이상 마시도록 한다. 미세먼지가 많고 바람이 많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 보안경 등을 착용한다. 귀가 시에는 실내 오염을 막기 위해 집밖에서 옷을 털고 들어와 깨끗이 씻는다. 또한 적절한 식사와 운동으로 기혈순환을 좋게 하는 것은 알레르기 감작 확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도움말=박영준 숨쉬는한의원평택점 대표원장>
/정리=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