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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인용해서 매스컴을 탄 헌법 제1조 제2항 후단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말도 많고 탓도 많던 4·13 총선에서 국민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다. 어느 당도 의안처리에 필요한 과반수에 미달한다. 여야 합의 없이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180석에는 제1당과 제2당이 연합하지 않는 한 못 미친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친여 무소속 7석을 더하면 167석, 국민의 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과 함께 해도 167석이다. 친야 4석을 더하면 171석이 되지만 일방적으로 의안처리를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느 당의 독주도 용납할 수 없고 서로 대화를 통하여 국정을 운영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진영논리에 갇혀 무조건 반대하는 여야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동안 여야의 이견은 정말 사소한 것이 많았다. 이견을 해소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모든 정파의 무조건 대화가 국민의 뜻
지난 2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대표적 예로 든 것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제출된 지 3년 반이나 되었고, 양질의 일자리 69만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였다. 그런데 야당의 반대이유는 보건의료분야가 포함되어 의료민영화로 이어지고 공공성이 훼손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정부·여당의 말이 맞는지 야당이 맞는지 일반 국민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왜 공공성을 지킬 장치를 보완하든지 아니면 그 부분만 미뤄놓고라도 진행하지 못하는 지이다. 서민들로서는 의료분야에서조차 빈부격차가 실감되는 것을 좋아할 리 없지만, 여야가 서로 상대 탓만 하고 경제활성화가 되지 않는 것은 더욱 싫어한다. 미흡하나마 진전이 있어야지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우울한 경제상황을 더욱 암담하게 느끼게 할 뿐이다.

 

새누리당이 총선 전 157석일 때도 쟁점법안들은 통과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심판론을 들고 나왔지만 국민들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이제 야당이 다수당이다. 법안의 통과여부에 대한 책임은 야당에게 있다. 아니 여당과 야당 모두의 책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대표시절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대통령이 고집이나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고 했던 말은 이제 대통령과 여당, 야당 모두에 해당되는 말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임기 말 레임덕에 시달릴 것 같던 미국 오마바 대통령의 경우 오히려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누구와도 낮은 자세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비결이다.

 

서로 양보해 진전을 이뤄야
원유철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3당 민생6자회담을 제안하였다. 3월에도 제안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 때는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였다면, 이번은 절실하고 간곡한 요청으로 들린다. 국민의당이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자 새누리당이 동의하였으나 더불어민주당은 반응이 없자 국회의장의 요구로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되었다. 임시국회건 6자회담이건 정말 국민의 희망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자기 정당 또는 정당내 계파의 이해관계에 얽매이는지 국민은 바라보고 있다. 총선 후 여야 모두 “이제 국민만을 바라보고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정말 국민만을 바라보고 있을까. 얼핏 우매한 것 같아 보이는 국민들의 판단은 늘 옳았다. 국민의 생각이 절대선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무조건 국민의 생각에 맞추는 것이 정치라는 말이다. 국민의 의식수준이 낮다고 해서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고차원적인 정치를 할 수는 없다. 민간정부를 쿠데타로 밀어낸 이집트 군부정권이 오히려 인기가 높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국민의 생각이 미흡하다면 이해를 구해야 하지만, 그것이 먼저지 국민의 의사와 동떨어져 앞서 나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소통의 출발은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 정부와 국회, 청와대와 정치권 모두 상대방을 인정하고 권력을 맡긴 국민을 바라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