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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도자기 축제 30년

‘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 흙 속에 잃은 그 날은 이리 순박하도다.’ 백자를 시의 주제로 삼아 백자가 지닌 단아한 아름다움을 예찬하기로 유명한 시조시인 김상옥의 연시조 ‘백자부(白磁賦)’중 일부다.

조선 백자는 고려청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전통 자기다. 그 중에서도 넉넉한 보름달 같다고 해서 흔히 ‘달 항아리’라 일컬어지는 백자대호(白磁大壺)는 특히 그렇다. 물론 비색의 고려청자 또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지만 순백과 절제의 미라는 또 다른 한국의 멋를 표현하고 있어 나라 안팎 가치의 평가가 매우 높다.

달 항아리는 관요(官窯)에서 만든 백자 대호 중 대체로 높이 40㎝ 이상인 대형 원호(圓壺)를 말한다. 어깨, 그리고 윗부분이 둥글고 넓으면서 허리 쪽으로 길게 내려오는 입호(立壺)와 달리, 우윳빛의 풍만한 모습이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달 항아리는 티 없이 맑고 순결성이 돋보여 빛깔이 백자중 으뜸으로 친다. 조선백자 고유의 순백(純白)이 완성된 15∼16세기 설백색(雪白色) 자기가, 임진왜란 후 최고 품질의 백토를 구하기 어려워져 순도가 떨어진 회백색 자기는 물론, 그 후에 나타난 달 항아리까지도 능가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크기와 모양이 어울린 빛깔 면에선 최고로 평가된다. 달 항아리를 조선백자(白磁)의 백미(白眉)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백자 중 보는 사람에게 싫증나지 않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달 항아리라고 한다. 영국의 유명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1935년 한국에서 달 항아리를 구입해 가면서 ‘행복을 안고 돌아간다’고 했을 정도다. 이 달 항아리는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면서 명성을 세계에 널리 떨치고 있다.

예부터 달 항아리를 비롯한 조선 백자와 고려청자의 도요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에서 도자기 축제가 29일 개막, 5월 22일까지 24일간 열린다. 30주년을 맞은 이번 축제에선 한국의 현대 도예가들이 재연한 달 항아리를 비롯, 다양한 백자들이 다수 선보인다고 한다. 또 다른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 떠나도 좋을 듯 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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