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 27세 9개월 최연소 기록
정민철·선동열 이어 세번째 순위
올 윤성환도 달성… 송승준은 -7
한국프로야구 100승 투수 27명뿐
1호 김시진 이어 최동원·선동열順
평균 프로 11년차·32세때 대기록
100승 투수중 50패미만 선동열뿐
150승은 송진우·정민철·이강철
128승째 배영수 현재 유일 도전자
투수에게 100승은 인내의 산물이자 영광의 훈장이다.
김광현(28·SK 와이번스)과 장원준(31·두산 베어스)이 24일 나란히 100승 고지를 밟으면서 한국프로야구 100승 투수는 27명으로 늘었다.
사연이 없는 100승은 없다.
한국프로야구 100승 투수 시대는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이 열었다.
김 위원은 삼성에서 뛴 1987년 10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OB 베어스와 경기에서 100승에 도달했다.
1983년 삼성에 입단한 김 위원은 5시즌, 186경기 만에 100승을 채웠다.
3년 뒤인 1990년, 불세출의 스타 고(故)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과 국보 투수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나란히 100승에 도달했다. KBO리그 2호, 3호 기록이다.
최 전 감독은 238경기, 선 전 감독은 192경기째 100승을 기록했다.
2016년 윤성환(삼성)과 김광현(SK 와이번스), 장원준(두산 베어스)이 10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100승을 달성한 투수는 총 27명. 적지 않은 숫자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100승 고지를 바라볼 수도 없는 선수가 더 많다.
1982년 출범해 올해 35번째 시즌을 맞이한 한국프로야구에서 1군 무대 마운드에 한번이라도 오른 선수는 총 1천140명(4월 25일 현재)이다.
1군 무대에서 1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779명이다. 나머지 361명이 ‘1승의 꿈’조차 이루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군 마운드에 한번도 오르지 못하고 2군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한 투수는 더 많다.
1군에서도 상위 2%만이 100승 투수의 훈장을 달았다.
김시진 위원이 달성한 최소경기 100승 달성 기록(186경기)은 현실적으로 다시 나오기 어렵다.
100승을 거둔 투수 27명은 평균 프로 생활 11년, 297경기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100승을 달성할 때의 평균 나이는 32세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패배의 시련도 견뎌야 한다.
100승 투수 27명 중 개인 통산 50패 미만을 기록한 투수는 선동열(40패) 전 감독이 유일하다.
100승과 100패를 동시에 기록한 투수는 10명이나 된다.
100승 투수 사이에서도 ‘개인차’가 뚜렷하다.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입단한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999년 6월 30일 대전 해태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27세 3개월 2일에 100승을 달성했다. 선 전 감독의 27세 7개월 23일을 4개월 앞당긴 ‘최연소 100승 기록’이다.
세 번째 최연소 100승(27세 9개월 2일)에 도달한 김광현은 “두 선배님 기록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김광현도 무척 빨리 100승에 도달했다.
30세 이전에 100승을 채운 투수는 김광현을 포함해 7명뿐이다.
2016년 4월 24일, 김광현과 장원준은 3시간 간격으로 개인 통산 100승을 올렸다. KBO리그에서 같은 날 100승 투수가 탄생한 건 처음이다.
올해 KBO리그는 또 다른 100승 투수도 나올 전망이다.
93승을 기록한 송승준(롯데)이 7승을 보태면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100승 투수 4명(종전 3명, 1996·2000년)이 탄생한다. 올 시즌 처음 등장한 100승 투수는 윤성환이었다.
현역 투수 중 올 시즌 내로 100승을 채울 수 있는 투수는 송승준뿐이다.
양현종(77승)과 윤석민(76승, 이상 KIA)은 2017년 100승 도달이 가능해 보인다.
150승의 벽은 훨씬 높다.
현역 최다승(128승) 투수 배영수(한화 이글스)가 현재까진 유일한 도전자다.
한국프로야구에서 150승 고지를 넘은 투수는 송진우(210승) 위원과 정민철(161승) 위원, 이강철(152승) 넥센 히어로즈 수석코치 등 3명뿐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현역 막판 마무리로 활약한 데다 146승을 거둔 뒤 일본에 진출해 150승을 채우지 못했다.
정민철 위원이 2007년 6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개인 통산 150승을 채운 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9년째 150승 투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약조차 없다.
현역 투수 중 100승 이상을 올린 투수는 5명(배영수, 장원삼, 윤성환, 김광현, 장원준)이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150승이다.
150승을 향한 여정은 더 길고 험난하다.
야구 팬들은 ‘더 험난한 여정’을 견디고 150승 고지를 밟는 투수의 탄생을 기다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