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형제 투수가 같은 경기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등판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케이티 위즈의 박세진(19)과 롯데 자이언츠의 박세웅(21)이 그 주인공이다.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와 롯데의 경기에서 박세진은 케이티의 네번째 투수로, 박세웅은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형제가 같은 날 등판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윤동배, 형배 형제가 1994년 4월 30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 전부터 1996년 8월 18일 사직 LG 트윈스 전까지 총 5차례 같은 날 등판했었다. 그러나 이 둘은 같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형제 투수가 같은 날 다른 유니폼을 같은 경기 출전한 것은 프로야구 35년 역사상 박세웅, 세진 형제가 처음이다.
더구나 이 두 형제는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짊어질 영건들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박세진은 하루 전인 26일 생애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조범현 케이티 감독은 경기 전 “세우이 선발 등판일인 것을 미리 알았으면 나도 세진이를 선발로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웅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 박세진이 등판해 둘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조 감독이 박세진을 구원 투수로 내보낸 덕에 소속팀이 다른 형제가 같은 날 등판하는 최초의 기록이 탄생했다.
이날 경기는 형인 박세웅의 승리로 끝났다. 박세웅은 이날 5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박세진은 팀이 0-2로 뒤진 8회초 구원 등판해 첫 상대타자 김문호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후속타자 짐 아두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준석을 2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재윤이 김문호에게 득점을 허용해, 박세진이 책임져야 할 실점 1개가 생겨 박세진의 1군 첫 등판 기록은 ⅓이닝 1피안타 1실점이 됐다.
케이티의 2016년 1차지명 유망주 박세진은 2군에서 18⅔이닝 14피안타 6볼넷 13탈삼진 4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케이티는 박세진을 ‘미래의 선발 투수’로 꼽고 있다.
박세진이 케이티의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날도 멀지 않아 형제간의 선발 맞대결도 이번 시즌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