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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휘종(徽宗) 정화(政和) 연간에 간신 채경(蔡京)이 자기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식인들을 철저히 규제하였다. 채경의 휘하에 들어간 지식인들은 이미 바른 말을 하는 선비가 아니었다.
이 무렵 과거(科擧)에는 ‘정문(程文)’이란 조항이 있었다.이 조항은 과거 보는 사람이 출제자의 요구에 따라 문장을 지어 바치는 것이다.
채경은 정문을 글자 한자 빼놓지 않고 읽었다.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정(秕政)을 질책하는 글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한번은 포휘경(鮑輝卿)이란 문인이 휘종에게 상주문을 올렸다. 내용은 정문을 문제 삼는 한 유능한 인재 등용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예를 들었다. “전쟁을 피하여 백성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근검절약하여 나라의 재정을 살찌워야하며, 급하지 않는 무역은 될 수록 금하고, 재능있는 인재를 기용해야한다고 한 말은 아주 설득력이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글을 쓴 자는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하니, 악독한 정문은 철폐되어야 마땅 하옵니다.”
휘종은 즉지 문자 금기를 폐지하도록 칙령을 내렸지만 채경은 이를 무시하였다.
얼마 후 한 신하가 다음과 같은 상주문을 올렸다. “글을 짓다보면 재(哉)자를 쓰게 마련인데 이 재자 발음이 재해(災害)의 재(災)자 발음과 같다하여 트집잡고, ‘위대한 요임금’이란 말을 쓰면 현재의 정치에 대한 불만이라하여 불이익을 당합니다. 글 속에 ‘위험’이니 ‘난리’니하는 낱말을 쓰는 것도 화를 자초하는 일입니다.”
휘종은 다시 문자 금기 철폐를 지시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엊그제 한나라당의 입(대변인) 노릇을 했던 의원들이 쓴 소리를 쏟아내며 자기 비판을 했다. 정문의 잔재 탓으로 보지는 않지만 바른 말하기 어려운 세상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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