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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박성준



사인이 다 같을 수는 없다



대신 유서를 써달라고 애원하던 사람은

끝끝내 죽지 못했다



누가 죽어야만 완성되는 글이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의 필체가 궁금해지는 밤

죽으러 간 사람은 다시 돌아온다



누가 죽어야만 시작되는 세상



- 박성준 시집 ‘잘 모르는 사이’ / 문학과 지성사


 

 

 

그러니 천국이란 무엇인가. 누가 가는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했으니 부자는 아닐 테고. 유서를 써달라고 애원할 정도면 삶의 욕망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죽으러 간 사람은 다시 돌아온다니, 누가 죽어야만 시작되는 세상이 천국이라니. 생각하건대 천국은 스스로의 마음에 달려있겠다. 내가 끌어안고 있는 천국으로의 진입을 방해하는 것들 온전히 죽인 후에 도래하는 세상이겠다. 그러니 누구도 증언할 수 없는 죽어서의 천국 말고 살아서의 천국을 맛봐야겠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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