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에서 전세를 살던 신모(35)씨.
지난해 2단지가 재건축에 돌입함에 따라 인근지역에 새로 살 아파트를 구하려고 했지만, 현 아파트 전세금에 맞춰 갈 아파트가 서울에선 찾기 어려워 할 수 없이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그나마 가까운 하남시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끊임없이 오르면서 서울을 떠나 경기지역에 둥지를 트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31일 경인지방통계청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4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3억원을 돌파한 서울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세값은 2년여만인 지난 1월 월 평균 357만원 가량 상승해 4억원을 돌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 약세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 저금리 영향에 따른 전세에서 월세 대거 전환 등과 함께 아파트 공급 감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을 떠나 인근 하남이나 전셋값이 저렴하고 공급물량이 많은 화성 등 경기지역으로 이주하는 세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 전출인구 동향을 보면 2012년 10만3천647명, 2013년 10만550명, 2014년 8만7천831명에서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율이 가장 높았던 2015년 13만7천256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경기도의 유입인구는 2012년 8만2천743명, 2013년 7만4천131명, 2014년 5만7천396명, 2015년 9만4천768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해 말까지 고덕주공 5개 단지, 삼익그린1단지 등 대량 재건축 아파트가 쏟아졌던 서울 강동구의 경우, 2015년 서울 전 구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인 2만474명이 빠져나간 반면 하남시는 같은해 화성시 다음으로 많은 1만7천145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화성시는 타 경기지역과 비교해 저렴한 아파트 전셋값(2015년 기준 3.3㎡ 567만원), 공급물량 증가(2015년 경기지역 전체 공급량 7만233가구 중 30%인 2만819가구) 등의 영향으로 5만669명의 인구를 수용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올 들어 한풀 꺾이긴 했지만 2018년까지 공급물량이 3만가구를 밑도는 등 수급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저금리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세 세입자의 서울 엑소더스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