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가 내렸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비를 일적천금(一滴千金)이라고도 한다. 며칠전에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비의 계절이 왔다는 신호다.
비의 이미지 가운데 봄비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지닌다. 소나기나 폭우와는 전혀 다르게 비유된다.
“봄비 갠 아침에 잠깨어 일어보니,/ 반개화봉(半開花封)이 다투어 피는 고야,/ 춘조(春鳥)도 춘흥(春興)을 못이겨 노래 춤을 하느냐.” 김수장의 시다.
“봄날 저녁에 내리는 비는/ 보슬보슬 고요도합니다./ 마을 앞의 실버들 가지엔 어린 움이 눈을 내밉니다.” 김 억의 시 ‘봄비’의 한 구절이다.
이렇듯 비는 만물에 활력을 부여하고 싱싱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올 때 풍백(風伯)과 운사(雲師)와 우사(雨師)를 거느리고 온 것도 농사 뿐아니라 일상생활에 있어서 바람이나 구름과 함께 비를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비는 우리와 같은 농경민족에 있어서 국운을 좌우하는 생존의 근원이었다. 그래서 한발(旱魃)이 계속되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
가뭄이 심하면 왕은 자신의 부덕으로 알고 식음을 전폐하고 거처를 초가로 옮겨 가며 죄인의 생활을 자초하였으니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 보다 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금 타며 우리 하느님 찬미하여라./ 구름으로 하늘 덮어/ 땅에 비를 내리시고,/ 이 산에도 풀, 저 산에도 풀,/ 사람 먹을 곡식 나게하시며…” 구약성경 시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실로 그렇다. 봄비가 내리던 날 들녘에는 밝은 표정을 한 농부들이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던 농심을 움직이게 한 봄비는 위대했다.
이제 남녘의 들에도, 북녘의 들에도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날 지어니, “화려한 천지’의 날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