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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팔만대장경을 품은 해인사 2탄

 

 

 

해인사를 갈 때마다 해인도를 합장을 하며 돌게 된다. 꽤 긴 코스를 합장을 하며 걷는 것은 무엇인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동시에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듯하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해인사 여행을 완성할 겸, 팔만대장경을 품은 해인사로 여행을 떠나보자.

해인사에서 가장 중심인 건물은 대적광전이다. 보통 중심건물은 대웅전이기 마련인데 해인사에는 대적광전이 자리하고 있다. 대적광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아닌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다. 이곳 대적광전에는 6개의 주련이 있는데 2개는 고종이, 나머지 4개는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쓰셨다. 오른쪽 2개가 고종이 쓴 주련인데, 한자 한자 또박또박 힘주어 쓴 것이 느껴진다. 흥선대원군이 쓴 주련 중에는 ‘처처칭양불공덕’이라는 주련이 특이하다. 이 주련은 ‘곳곳에서 부처님 공덕을 찬양한다’는 뜻으로 첫 번째 글자와 두 번째 글자가 같은 글자이다. 그런데 실제 주련에는 같은 글자가 아닌 이수변(?)이 대신하고 있다. 같은 글자를 두 번 쓰기 귀찮았던지 흥선대원군은 같은 글자라는 의미로 이수변(?)으로 처리한 것이다. 참으로 흥선대원군다운 호방함이 묻어난다.

고종과 흥선대원군이 찾았을 정도로 유서 깊은 해인사는 그 창건설화와 관련된 벽화가 대적광전 뒤편으로 그려져 있다. 방안에 누워있는 왕비와 왕비의 방문에 끈 하나가 문 밖 나무에 매달려 있는 그림과 오색광채가 나는 두 스님이 보이는 벽화가 창건설화와 관련된 벽화이다.

대적광전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해인사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장경판전을 만나게 된다. 장경판전이 바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건물이다. 보통 팔만대장경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으로 알고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건물인 장경판전이다. 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은 모두 네 채로 이루어져 있다. 맨 먼저 만나는 앞의 건물은 수다라장이며, 수다라장 맞은편 북쪽으로 법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수다라장과 법보전 사이 양옆으로 동사간고와 서사간고가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4개의 건물에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습도조절과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750여년의 세월동안 팔만대장경을 원형그대로 보존될 수 있도록 한, 우리 조상들의 과학기술과 지혜가 담긴 건물이다.

장경판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팔만대장경’이라는 편액이 붙어 있는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문을 통해 들어가면 수다라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수다라장의 입구가 종 모양으로 독특한 모양이다. 이 독특한 문을 통해 들어서면 수다라장과 법보전의 창살이 눈에 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위와 아래의 창의 크기가 다르다. 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온 바람이 내부에 고루 퍼지며 천천히 돌게 하여 통풍과 환기를 좋게 하고, 동시에 실내온도를 알맞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내부는 외부에 비해 항상 온도가 낮게 유지되고 습도 역시 외부에 비해 낮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장경판전에서 보관하고 있는 팔만대장경은 원래이름이 ‘고려대장경’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모은 것을 ‘대장경’이라고 하는데 팔만대장경의 경판의 수는 8만1천258판에 달한다. 경판을 한 줄로 연결하면 광화문광장에서 수원화성까지 왕복이 가능할 정도라니 실로 방대한 양이다. 경판에 새겨진 글자 수도 자그마치 5천200만자에 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5천200만자가 넘는 글자가 마치 한 사람이 새긴 것처럼 균일하다는 것이다.

‘해인사’하면 누구라도 ‘팔만대장경’을 연상하듯 지금의 해인사는 그냥 종교시설로서가 아닌 세계문화유산을 간직한 소중한 사찰로 세계인이 찾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해인사 주변으로 연결되어 있는 소리길 산책도 해인사를 찾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올 여름엔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찾아 해인사를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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