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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옷깃을 여미다

 

옷깃을 여미다

/천양희



비굴하게 굴다

정신차릴 때

옷깃을 여민다



인파에 휩쓸려

하늘을 잊을 때

옷깃을 여민다



마음이 헐한 몸에

헛것이 덤빌 때

옷깃을 여민다



옷깃을 여미고도

우리는

별에 갈 수 없다



- 천양희 시집‘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 창비시선

 

 

 

오래전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침마다 거울을 본다/ 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나는 곧 재조명될 것이다, 밝혀질 것이다/ 거울같이 환하게’(‘마음의 수수밭’ 中 ‘아침마다 거울을’)라고. 이 구절이 좋아서 나는 책상 앞에 크게 써놓고 가끔 들여다본다. 아침마다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다듬는데 게으름 없이 겸허하게 옷깃을 여미는, 여전히 눈빛이 맑은 시인. 세상이 하늘을 잊을 정도로 혼탁할 때도 여전히 옷깃을 여미는 시인. 그러나 우리는 별에 너무 많은 질문을 던져놓았다. 별은 우리가 넘볼 수 없는 어떤 것이어서 기도하듯 그저 옷깃을 여미는 일밖에. /김은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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