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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박형준



일주일에 한 번씩 고향을 스치는

이 길

명예는 흰 날개를 갖지 못한다



아침 일찍 용산역에서 기차 타고

아이들 앞에 서려 책에 밑줄 긋다가 잠이 든다

누가 흔들어 깨운 것 아닌데 눈이 떠지는 마음



고향역 가로등 밑 거미줄에

안개가 짜놓은 구슬을 설핏 본 것 같다

汽笛이 고향집 담벼락을 울리는가



월요일마다 고향을 아침저녁 차창으로 본다

흰 날개가 부질없이 와서 부서진다

고향에 와도 고향에 내리지 못하는 이의 이별

 

 

 

나고 자란 땅 앞에 서면 누구나 순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이 타향에서 살다 돌아온 길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세상 어떤 일들도 다 받아내 줄 것 같은 품. 일주일에 한번 어릴 적 흔적들을 지나가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가 소년으로 성장할 때, 울고 웃었던 풍경들을 그대로 증언해주고 있는 장소. 모두가 떠나고 없지만 시인은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어린 자신에게로 식구들에게로 친구들에게로 돌아가지 못함을 안타까워합니다. 그저 고향역 즈음에서 눈이 떠져 보이는 것들에게라도 ‘나, 안녕하다.’며 지나갑니다. 모든 이별이 아픈 마음을 냉정하게 떨쳐내며 돌아서야 하듯이 말입니다. /김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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