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1 (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왜 데려와서… 4살 여아 마지막 식사 ‘햄버거’

20대 엄마, 보육원서 찾아와
인사안하고 말 안듣다 이유
이틀에 한번꼴로 다리 등 때려
소변 못가려 훈육차원 밥 굶겨

엄마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하다가 숨진 4살 여자아이의 생애 마지막 식사는 햄버거 세트였다.

20대 철부지 엄마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고 있는 딸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굳이 집으로 데려와 10일째 되는 날부터 학대를 시작했다.

7일 인천 남부경찰서와 인천 모 보육원에 따르면 2012년 태어난 A양은 그해 부모가 이혼하자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밑에서 컸다.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는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져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이내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생활지도 선생님들에게도 인사를 잘해 귀여움을 많이 받았고, 보육원 생활에 잘 적응할 때쯤인 7월 초 엄마(27)가 찾아왔다.

보육원 수녀 선생님에게는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던 엄마는 집으로 온 뒤 10일째 되는 날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은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로 발바닥이나 다리를 때렸다.

주로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한창 더운 지난달 29일 함께 사는 엄마의 직장동료 아줌마(27·여)와 그의 남자친구인 한 아저씨와 함께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의 한 제조공장에서 근무한 엄마는 일 때문에 여행을 같이 가지 못했다.

A양은 이달 1일 오전 8시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혼났다.

엄마의 고함에 벽을 보고 40분이나 가만히 서 있었던 A양은 그때부터 다음 날인 2일 오전까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밥을 굶은 건 ‘소변 참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엄마가 내린 벌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엄마가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세트를 시켜줬다.

아줌마, 아저씨와 함께 허겁지겁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

A양은 이후 2시간쯤 지난 당일 오후 1시 엄마와 함께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다 쓰러졌고, 엄마는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A양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던 의식마저 잃었고,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 생각한 엄마는 119에 신고하고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딸의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

119 구급대가 집에 도착했을 때 A양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엄마의 학대를 당하다가 햄버거로 생애 마지막 식사를 한 A양은 채 피지도 못하고 지난 4일 화장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는 딸을 굳이 데려와 왜 그렇게 때리고 학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계속 보육원에서 있었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윤용해기자 youn@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