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남자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를 상대로 후반 32분 터진 권창훈(수원)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승점 7점)를 기록하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가 FIFA 주관 국제 대회에서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5년 칠레 17세 이하 월드컵에 이어 세번째지만 올림픽에서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또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최초로 2회 연속 8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은 오는 14일 오전 7시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D조 2위 온두라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황희찬을 중앙에, 류승우(레버쿠젠)와 권창훈, 손흥민(토트넘)을 2선에 배치하고 이창민(제주)과 박용우(FC서울)를 수비형 미드필더, 심상민(서울 이랜드), 정승현(울산), 장현수(광저우 R&F FC), 이슬찬(전남)을 포백(4-back)에 세우는 4-2-3-1 전술을 가동했다. 골문은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지켰다.
전반 초반 멕시코의 거친 플레이에 밀린 한국은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부에노 마르코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하고 26분에는 세자르 몬테스의 헤딩슛이 박용우를 맞고 굴절돼 골대를 살짝 넘어가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반면 이렇다할 득점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다.
후반들어서도 공세를 높인 멕시코에 밀린 한국은 후반 16분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왼발 중거리 슛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으로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25분 류승우 대신 석현준을 투입, 황희찬과 투톱을 구성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후반 32분 마침내 결승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석현준의 머리에 맞고 뒷쪽으로 흐르자 권창훈이 볼을 잡아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치고들어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멕시코의 골망을 가른 것.
권창훈의 슛은 한국이 날린 첫 유효 슈팅이었다.
권창훈은 후반 40분에도 다시 한번 멕시코의 골문을 노린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선제골 이후 멕시코의 거센 공격을 육탄 방어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멕시코는 후반 추가시간 이르빙 로사노가 손으로 황희찬을 거칠게 밀어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