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닷새동안의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모두가 귀향을 서두르면서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에는 차례상을 준비하거나,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벌걸음들로 분주하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는 차례용품과 선물을 준비하려는 시민들로 넘쳐나고 있다. 경기가 최악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명절을 맞는 마음만은 풍요로운 표정들이다.
어떻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는 말처럼 고향을 찾아 온 가족이 둘러앉아 풍성한 음식을 나누며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누리는 황금 연휴의 한가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넉넉한 한가위를 맞는 사람들에 비해 답답하고 우울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직장을 같이 다녔던 동료가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경우가 많다. 일부 근로자들은 경기침체로 상여금은커녕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소외계층을 찾는 온정의 손길도 그전만 못하다. 즐거워야 할 한가위 명절에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족이 대이동하는 추석에 그리운 가족을 만나지 못해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도 많다. 적십자사에 북한에 사는 이산가족을 찾아 달라고 신청한 12만8천842명 가운데 이미 많은 수가 사망하고 남은 이산가족은 6만 여명으로 사망자가 신청자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추석에는 몇 백명이라도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올해는 이마저도 없어 이제나저제나 북녘의 형제, 자녀, 친척을 상봉할 날을 애타게 기다린다. 이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죽기 전 소원을 이뤄보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보내고 또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북한 역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장소와 이념을 가리지 않고 남과 북이 함께 보는 보름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조금만 눈을 돌리면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찾아볼 수 있다. 콩 한쪽도 나눠먹는 것이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올해 한가위에는 관심 밖에 있던 소외된 이들을 찾아내 온정의 손길을 한번 내밀어 보자. 즐거움은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