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추석을 앞둔 국민들이 크게 놀랐다.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진도 5.8로서 우리나라에서 지난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 규모 강진이었다. 관측 이후 지금까지 최대 지진은 1980년 1월 8일 평북 의주서 일어난 5.3규모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에 진도 5.8의 본진이 발생하기 전 5.1의 전진이 발생했고 이를 전후로 밤12시 현재 91차례나 여진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지진은 경기도 전역에서도 감지됐을 정도니 전국이 불안하게 흔들렸다는 얘기다.
수원시청 등 관공서 당직실로는 불안한 목소리로 지진 상황과 대처방법을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경기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1천여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오는 등 각 지역 소방서에는 지진에 따른 신고 전화가 폭주했다. 다행히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진앙지와 가까운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컸는데 당국이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수동 정지시켰고 아직까지 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지난 7월5일에도 울산 동쪽바다 밑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또 다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지진을 느꼈을 정도이므로 안부를 묻느라 휴대전화가 불통되고,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등이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경주 인근은 말할 것도 없고 수원등지에서도 흔들림에 놀란 주민들이 집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만약 이보다 강도가 좀 더 셌더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그런데 정작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국민안전처의 늦장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민안전처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가 국민안전을 보장하겠다면서 신설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 발생 후 8분이나 늦게 재난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지진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접속자 폭주도 막지 못한 채 인터넷 홈페이지가 먹통이 돼 버렸다. 국민안전처가 안전불감증이라도 걸린 것인가.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역사 기록에도 자주 나온다. 그리고 이번 경주 강진으로 인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설마 설마’하다가 큰 재앙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이 땅에서 진행 중인 지진으로 인한 대참사를 막기 위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