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간 또는 길게는 8일 간의 추석연휴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번 연휴기간 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 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고 마음만이라도 풍성한 추석을 지냈다. 각박한 삶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비롯한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재회의 기쁨을 누렸으니 생업에 복귀한 사람들의 표정마저 한결 밝은 것 같다. 일부 정체된 구간이 없지는 않았지만 구향과 귀경 길의 분산으로 인해 교통 흐름이 대체적으로 원활했고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도 없었다.
이번 연휴 동안 국민들의 관심사는 역시 먹고사는 민생의 문제였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영세업장들은 물론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대목도 없었다. 특히 부정청탁방지법 시행을 코 앞에 둔 시점이어서 더욱 그랬다. 게다가 환율하락으로 수출이 부진한데다 조선 및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제의 위축이 심화됐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벌써부터 대선을 향한 후보들에게 이합집산하는가 하면 정기국회에서조차 민생을 외면한 채 정쟁을 일삼는 게 다반사였다. 취업준비생들은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 하고 작은 골방에서 책과 씨름하면서 혼자 밥을 먹으며 긴 연휴를 지내는 안쓰러운 모습들도 있었다.
연례행사처럼 정치인들도 지역구에 귀향하여 민심을 들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오랜만에 가족이 둘러앉아 인정이 넘치고 흐뭇한 추석을 맞았다. 대선 얘기에서부터 정치인들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지만 위정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은 아직도 그대로다. 위정자들 역시 추석 연휴 기간 들었던 국민의 소리에 겸허한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이번 귀향활동을 통해 정치인과 권력층의 감언이설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었을 터이니 이를 가슴에 새겨 국정에 최대한 반영하기 바란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웃음소리가 들리는 정치판을 보면서, 박수칠 수 있는 국민들을 모습을 보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우리를 믿고 바라보는 가족, 이웃, 직장,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자. 가을걷이에 분주한 농촌의 풍경처럼 각 분야에서도 1년 간의 알찬 수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올해도 이제 석 달 남짓이다. 새해에 계획했던 일들을 돌아보고 마무리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때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돌아보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노력하면서 마음을 다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