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9월 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가 국제 알츠하이머병협회와 함께 지정했다. 치매는 그만큼 심각한 질병이란 얘기다. 본보에 의학칼럼을 쓰는 손일홍 신경과전문의(원광대 의대 산본병원장)에 따르면 ‘치매는 뇌졸중과 더불어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질환’이라고 한다.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일상생활조차 곤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치매환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수는 2011년 29만여 명에서 2015년 46만여 명으로 늘어나 4년 새의 증가율은 무려 58%가 넘었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앞으로 치매환자수는 더 증가해 2024년 100만 명, 2041년 2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치매환자를 둔 가족들의 고통은 눈물겹다. 요즘은 요양원이 있어 그나마 덜하다지만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층에서는 집에서 병수발을 할 수밖에 없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온 가족이 지치고 생활도 엉망진창이 된다. 지난 8월 치매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도내 50대 아들의 이야기는 딱하다. 그동안 치매 노모를 모시느라 힘든 점이 많았는데 요강뚜껑을 식탁위에 올리는 등 이상행동을 해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치매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내 부모, 미래의 내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먼저 젊을 때부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비만 같은 뇌혈관질환(뇌졸중)위험 인자를 잘 치료 받아야 하며 뇌세포를 파괴시키는 금연과 절주를 하라고 당부한다. 아울러 뇌건강을 가꾸는 두뇌활동과 신체활동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이와 관련 경기도가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치매 극복 주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치매예방과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도내 곳곳에서 캠페인과 기념행사, 공연, 강좌 등이 열린다.
도 관계자의 말처럼 치매 환자와 가족이 병을 극복하고 더욱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폭넓은 응원과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 도는 치매예방 교육, 무료 치매조기 검진, 인지재활 및 치매가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화사업인 가족사랑 이음센터와 치매어르신 안전기반 구축사업 등도 운영한다. 그러나 환자의 급속한 증가만큼 치매사업은 더욱 확대돼야하므로 도 예산만으론 부족하다.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