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금)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4.0℃
  • 흐림서울 1.5℃
  • 대전 1.6℃
  • 흐림대구 8.9℃
  • 울산 8.1℃
  • 광주 4.6℃
  • 부산 9.7℃
  • 흐림고창 1.1℃
  • 제주 9.2℃
  • 맑음강화 1.4℃
  • 흐림보은 1.8℃
  • 흐림금산 2.6℃
  • 흐림강진군 5.7℃
  • 흐림경주시 6.9℃
  • 흐림거제 8.3℃
기상청 제공
하루는 초선왕(楚宣王)이 군신들에게 물었다. “과인이 듣건대 북방 사람들은 대장군 소해휼(昭奚恤)을 무서워 한다하오. 그게 사실이요.” 신하들은 눈치만 보고 말을 못했다.
이 때 강을(江乙)이 나서서 대답했다. “호랑이는 백수(百獸)의 왕이라 하옵니다. 하루는 호랑이가 여우를 잡았사옵니다. 호랑이가 맛있는 먹거리가 생겼다며 기뻐했습니다.
이 때 여우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감히 저를 먹지 못할 겁니다. 천제(天帝)가 나를 백수의 왕으로 내려 주었는데 당신이 나를 먹어치으면 그것은 천제의 명을 어기는 것이 아닙니까. 내말을 못믿겠거든 나와 함께 몇군데를 다녀 보시면 알 것입니다.’
호랑이는 여우를 따라 나섰는데 아닌게 아니라 모든 짐승들이 꼬리를 내리고 도망쳤다. 호랑이는 여우가 무서워 도망치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5천리나 되는 넒은 땅을 지나고 계시오며, 백만이 넘는 대군이 대왕을 따르고 있습니다. 북방 제국이 소해휼을 겁내는 것은 그의 탓이 아니라 대왕님과 대왕님을 따르는 백만 대군이 무서워서 입니다.
소해휼은 단지 대왕님의 군대를 지휘하는 대장군일 따름입니다. 이것은 백수가 호랑이가 무서워 도망간 도리와 같습니다.” 전국책(戰國策)과 신서(新書)에 나오는 얘기로 ‘호가호위(狐假虎威)’를 일컬은 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이와 비숫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통령의 권위를 빌어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소위 측근비리다. 반면에 여우처럼 잔꾀를 부려 호랑이 행세를 하는 자들도 있다.
이는 감언이설에 약한 탓도 있지만 양민을 속여 먹으려는 악덕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호가호위가 없어지는 날 사람들은 살만한 세상이 왔다고 찬미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