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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정조의 건축]상림십경 중 영화당(上)

 

정조는 창덕궁 후원에서 아름다운 전경을 10곳을 뽑아 시를 남겼는데 9경은 영화당(暎花堂)으로 영화 시사(暎花試士)를 지었다.

상서로운 날 춘당대에 법가(국왕이 탄 수레)가 들어서자(瑞日春臺法駕臨)/ 국왕의 휘장 아래 푸른 옷을 입은 수많은 유생 모였네(仙人仗下簇靑衿)/ 시험장의 글을 누가 판단할지 몰라도(誰知試院諸公筆)/ 올리고 낮춤에 사사로움 없이 한마음 같아야 한다.(升降無私一乃心)

과거시험은 정기적으로 3년에 한 번씩 치르는 식년시가 있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실시하는 특별시험과 현직에서 보는 중시가 있는데 이 시에서 나오는 시험은 일반적인 과거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전시(殿試)다. 이 전시는 복시 합격자 33명이 시험을 치르는데 여기서는 당락이 아닌 등급을 결정하는 것이다. 공무원 뽑는 과거시험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중요한 일로서 정조는 시의 결론을 공정성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영화당은 과거시험을 관장하는 임금이 머무는 것이 주된 용도로 춘당대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춘당대가 없어져 마치 영화당이 부용지와 연관된 휴게 건물로 인지되고 있다.



영화당 창건 시기- ‘실록’에서는 광해 2년(1610) 2월 2일, ‘전쟁이 끝나고 일시에 많은 건축 공사가 일어나자 신하들이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광해군은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진행하고 환경전과 영화당의 공사는 않겠다는 기록이 있지만, 추가로 쓴 글에는 이 궁전들은 후에 다 지었다’고 적어있다.

또 ‘궁궐지’에서는 ‘어느 해에 창건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오래되고 기울어져 숙종 18년(1692)에 옛터에다 고쳐 짓는데 상량문은 당시 대제학인 권유(1633~1704)가 짓고 5월에 준공되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궁궐지’에서 적고 있듯이 현 역사기록만으로는 영화당의 정확한 창건 시점을 알 수 없으나, 추정해보면 광해군은 신하들의 반대로 즉위 초기에는 영화당 등의 건축을 계획대로 하지 못하였지만 정치경제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선 집권 후반부에는 재추진하였다고 본다.



영화당 배치- 부용지의 영역은 지형적으로 동쪽이 열려있는데 ‘동궐도’를 보면 출입통제를 위하여 이곳에 경계를 설치하고 있으며 경계의 요소로는 건물과 대문 및 담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영화당도 경계의 한 부분이 된다.

그러나 ‘동궐도’를 보면 영화당은 앞뒤에 있는 춘당대와 부용지에서 각각 출입할 수 있어 경계의 폭이 약하다고 볼 수 있으나,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의 특성상 들어간 곳으로 다시 나와야 하므로 영화당은 통과의 요소가 아닌 경계의 요소로 볼 수 있다.

영화당 축선과 옆에 있는 주합루 및 부용지와 부용정의 축선이 서로 맞지 않는데 이는 주합루와 부용정을 지형에 맞추어 건축하다보니 먼저 건축된 영화당의 축선을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영화당은 부용지가 아닌 춘당대의 관계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영화당 평면- 외부공간에서 기단은 매우 높고 특히 춘당대가 있는 정면인 동쪽에는 월대와 3개의 계단이 설치되어 권위가 높은 건물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의식에도 사용되는 장소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내부공간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앞뒤에만 퇴칸이 있는데, 중심 칸의 남측은 3칸은 마루 칸이고 북측 2칸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평면을 보면 마루 칸이 3칸이 아니라 2.5칸이고 방도 2칸이 아닌 1.5칸으로 궁궐건축의 특징인 이중 공간의 퇴칸이 없이 방이 직접 외부에 접하고 있어 국왕의 집무공간으로도 격식에 맞지 않아 현재의 평면이 원형이라 보기가 어렵다.

아마도 영화당의 평면 원형은 내부공간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둘러싼 퇴칸이 있는 이중 공간 형식으로 되었을 것인데 왜 이런 이상한 평면을 만들어졌는지는 다음 편에서 계속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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