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치약에도 함유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단과 환불 조치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공분이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치약 제조에 사용된 원료가 구강청결제, 화장품, 샴푸 등의 용도로 타 제조업체에도 공급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활용품 전반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7일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유해 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검출된 것과 관련, 공식 사과하고 28일 오전 9시부터 구매 일자, 사용 여부, 영수증 유무 등에 상관없이 환불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도 해당 제품의 판매중단과 교환 및 환불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생활용품의 유해성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쉽게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정미 국회의원이 문제 성분의 원료가 치약 외에 구강청결제, 화장품, 샴푸 등의 용도로 국내외 30개 업체에도 납품돼 왔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또 식품의약처가 해당 제품의 회수 조치를 발표하면서 ‘양치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치약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설명한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박모(25·여·수원)씨는 “문제가 없다면서 회수를 한다는 게 이치에 맞느냐”며 “비누와 구강청결제에도 쓰였다는데 다 사용하다보면 입이나 코로 들어갈 수 있는 제품들이다. 그런 위험한 성분이 쓰였다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모(42·화성)씨는 “명절 선물로 생활용품 세트를 애용해 왔는데 마치 죄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환불도 환불이지만 그 동안 사용해 온 게 인체에 문제가 없는지 부터 분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오후 낸 사과문을 통해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제품에 대해 원료 관리를 비롯한 생산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