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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나는 미디어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바야흐로 지금 전국은 축제의 계절이다. 기초자치단체마다 지역의 역사성을 담은 행사부터 예술성을 살린 공연, 혹은 특정 테마로 접근한 기획축제에 이르기까지 차별성을 내세워 열성적으로 구애에 나서고 있다.

인천 남구는 다른 지역보다 앞서 8월30일부터 10월1일까지 한달여동안 ‘주안미디어문화축제’를 열었다. 남구축제에는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을거리 장터도 없다. 예술성이나 전문성 면에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없다. 영화라든가 K-팝 등 대중이 열광하는 장르와도 거리가 멀다. 그리곤 아직은 낯선 ‘나는 미디어다’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렇게 이어온 지 올해로 어느덧 13회를 맞았다.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내세우는 차별성은 주민참여다. 여기서 참여란 타자로서가 아니라 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적극성이 담보돼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을 중심으로 ‘마을축제기획단’을 만들고 동네이야기를 담은 5분영상과 마당극 한편을 완성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정한 날짜와 장소에 모여 발표회를 연다. 이러한 마을축제가 한달동안 이어져 비로소 주안미디어문화축제가 완결되는 것이다.

지난 7월로 인천 남구청장 역할을 수행한 지 꼭 10년이 됐다. 이번 임기로 완성하고자 하는 남구 도시상은 다름아닌 ‘미디어시티’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매개체 형식이 진화하고 있는 요즘, 특히 노인 인구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 도시에서 미디어는 여전히 편하지 않은 용어다. 그래서 더욱 남구가 나가고자하는 미디어시티에 대한 지향점과 방법론을 발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인터뷰나 홍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구의 비전 ‘문화중심의 창조도시’와 이를 실천하는 전략과제 ‘지혜로운 시민’ ‘지속가능 도시’ ‘사회연대 경제’를 언급해왔다. ‘지혜로운 시민’이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공공선에 대한 정의를 인지하고 이를 실천할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지속가능 도시’는 문화를 매개로 도시재생을 진행하는 동시에 사회적 재생을 일궈내는 도시를 의미한다. ‘사회연대 경제’란 공동체에 기반한 공유경제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 협동하고 배려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연장선상에 ‘i-미디어시티’가 있다. 사람과 도시와 시스템을 실현하는 수단이자 동력이 미디어다. 사람과 공간, 시스템이 어우러지는 i-미디어시티는 남구가 지난 10년동안 주창해 온 ‘문화중심의 창조도시’에 맞닿아 있다.

사실 미디어를 통해 창조도시를 풀어온 그간의 행보는 두드러진다. 자기표현의 창조적 제작과정을 통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1인 미디어를 실현하는 미디어무브로 민주적 공동체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옮겨왔다. 즉 i-미디어란 내(i)가 주체가 되는 1인 미디어로써 독립적·창조적인 인디펜던트(independent)한 미디어다. 그리고 남구가 이 분야 인천(incheon)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첫 출발은 구정 홍보수단으로 쓰이던 구청인터넷방송국을 시민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시민참여방송국으로 전환한 데서 내딛었다. 미디어를 체험할 수 있는 상설전시장 개념의 스튜디오를 만들었는가 하면, 디지털 민주시민대학을 개설, 공동체 민주주의 강좌를 열었다. 일련의 사업을 점검하는 미디어시티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고 여성 어르신 장애인을 위한 공공방송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인터넷 SNS기반의 미디어통합운영체계 개발, 남구문화콘텐츠지원센터를 스토리산업 중추로 개편, 지역 고유스토리 개발 및 창작자 육성 등 가야할 길이 멀다. 올 연말까지 로드맵을 그리는 등 토대를 구축, 2017년엔 ‘i-미디어시티’를 전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올해 마음이 더욱 바쁜 건 그래서다. 그리고 한축에서 최근 주안미디어문화축제를 끝냈다. 그리곤 잠시 ‘i-미디어시티’를 발현하는 데 한 발 다가섰다는 성취감으로 행복감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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