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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를 광주리에 담은 사진이

 

옛날로부터 도착했다

 

 

 

늙은 새가

 

낳아놓은 알 같기도 한데

 

 

 

코끝을 스치는

 

아랫목 냄새

 

 

 

새벽부터 순한 말을 몰고 와 잔등을 쓸며 기다리는 할머니

 

 

 

정월

 

첫 말날에 장을 담가야 맛있다는 흘려보낸 말이

 

살아 돌아오고

 

 

 

독에 소금을 풀고

 

달걀을 띄우고

 

숯을 넣고

 

붉은 고추를 잠재운다

 

 

 

물보다 진한 피가 삼대를 돌아오는 동안

 

 

 

푸른 허공에

 

버캐를 문 말 떼들

 

 

 

얼마나 뽀얀 아이들이 태어나려는지

 

 

 

목련나무의 오줌보가

 

곧 터질 것 같다

 


 

 

 

엄마는 음력 정월 말날에 담근 장이 더 맛있다는 속설 때문에 이날을 기다렸다 장을 담그곤 하셨다. 가을에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쑤어 소금 푼물에 넣고 홍고추와 숯 대추를 넣고 숙성에 들어간다. 말과 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확한 기원은 밝히기 어렵지만 풍속으로 떠도는 말은 비슷한 발음 대문이라는 설이 있다‘말있다’를 빠르게 반복하다 보면 ‘마있다’ 또는 ‘맛있다’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말은 12지신(12띠 동물)중 가장 피가 붉고 진하기 때문에 장도 그와 같이 곱고 진한 색을 내라고 말날에 장을 담근다는 것이다. 물보다 진한 피가 삼대를 돌아와 겸허하게 숙성된 간장으로 가지나물을 무치는 저녁이 정갈하다 /정운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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