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부터 29일까지 수원 아주대학교 등에서 ‘희망의 인문학’을 주제로 ‘세계인문학 포럼’이 열린다. 세계인문학포럼은 한국이 주도하는 인문학 분야의 세계적 포럼을 육성하기 위해 2011년에 출범했다. 1·2회는 부산에서, 3회는 대전에서 열렸고 이번 4회는 수원에서 열린다. 교육부, 유네스코, 수원시와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4회 포럼은 세계적인 인문학 석학들의 강연과 토론을 경청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희망의 인문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의 전체 기조강연(27일 오후 3시)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칼럼니스트인 로제 폴 드루와와 저널리스트인 그의 아내 모니크 아틀랑이 맡았다.
또 일본의 정신분석학자 가즈시게 신구(나라대학 사회학과) 교수, 독일 철학자 칼 메르텐스(뷔르츠부르크대학 철학과) 교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조동일 명예교수가 인문 관련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강연 후에는 회의와 토론이 펼쳐진다. 분과회의에서는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인문학을 바탕으로 재해석하고, 인문학과 접점을 찾아보는 발제가 이어진다. 이와 함께 ‘고은 시인과 함께하는 문학인의 밤’(오늘 저녁 7시 30분, 정자동 SK 아트리움), 수원화성 일대 ‘문화투어’(28일 오후 3시), ‘뮤지컬 정조’(28일 저녁 7시 30분, 경기도 문화의 전당) 등 무료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인문학이 쇠퇴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지나친 실용주의나 돈이 안 되는 학문에 대한 정부와 대학들의 푸대접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취업지원 위주로 대학을 평가하는 정부나 자본이 인문학을 질식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틀에 박힌 인문학에 국민들이 싫증을 느끼는 것도 한 이유가 되겠다. 이에 지난 2006년 9월 전국 80개 인문대학 학장들은 ‘오늘의 인문학을 위한 우리의 제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 후 인문학과를 통폐합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학생들도 취업문제로 인문학과를 더욱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수원시는 ‘인문학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인문학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인문학 전담팀’을 만들었고, ‘인문학 도시 조성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이번 ‘제4회 세계인문학 포럼’도 시민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인문학 강연을 제공하고, 수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인문학 경시 풍조는 인간성과 생명에 대한 경시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수원시의 인문학 지원정책을 적극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