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나 경제나 위기 상황이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그런데 불황이 지속되는 지금 신한·국민·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 3분기(7~9월)까지 초고속성장을 기록했단다. 이는 가계 대출 이자 이익에 힘입은 것이라고 한다. 이들 은행은 모두 3분기 누적(1~9월)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1~4분기) 당기 순이익을 초과한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신한 1조5천117억 원, 국민 1조1천650억 원, 우리 1조1천60억 원, KEB하나 1조2천608억 원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순이익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란다. 다시 말하자면 서민들의 가계대출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가계대출은 곧 가계부채다. 그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다.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는데 내년 말에는 무려 1천5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전체 가계부채는 1천223조 7천억 원이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만 20조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갓 태어난 영아부터 고령 노인에 이르기까지 국민 1인당 무려 2천4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천25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3조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7.2%였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분기 보고서에 나온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말에 가계부채가 1천460조원까지 증가, 연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약 159%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이나 노인이나 할 것 없이 빚에 치어 허덕거리는 서민들의 삶이 행복할리 없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부채가 심각하다.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전 연령대 평균 128%보다 훨씬 높은 161%였다. 청년들이야 살아가면서 갚을 수 있다지만 소득이 없어지거나 대폭 줄어든 노인들이 부채는 줄어들지 않는다. 노인부채는 주로 자녀교육, 가족들을 위한 주택구입 등으로 인한 것이다.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 빚으로 한계에 처해 간혹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6월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빚에 몰린 ‘한계가구’가 134만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체 부채 보유가구 1천72만 가구의 12.5%나 되는 것이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많은 국민들이 부채에 절망하고 있는데 이 나라는 과연 온전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