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5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법이야기]존왕과 마그나카르타

 

영국의 왕들은 사후에 별도로 칭해지는 칭호를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칭호를 받지 못한 왕이 있었다. 존 왕이다. 그는 그의 무능함으로 인하여, 영국에서도 다시는 그러한 이름의 왕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존 왕은 리처드 1세의 동생이다. 리처드는 헨리 2세의 왕위를 물려받았으나, 호전적이었던 그는 십자군전쟁에 참전하기를 학수고대하였고, 결국 십자군 3차원정에 참전하게 된다. 리처드 1세는 사자왕으로 불리워지며, 십자군전쟁에서 그 용맹으로 이름을 떨친다. 그러나 리처드 왕이 없는 동안, 동생 존 왕이 왕위를 찬탈한다.

국민들은 리처드가 다시 왕위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었다. 리처드는 왕위를 되찾기 위하여 우여곡절 끝에 고국에 복귀하였고 왕위를 되찾는다.

그러나 그는 이내 프랑스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하여 영국을 떠났다. 리처드가 영국에서 왕위를 누린 시기는 불과 6개월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영국으로 되돌아오지 못한 채, 리처드는 타국에서 사망하고 만다.

존 왕은 국민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했고, 국정 운영에도 미흡했다. 유명한 소설 로빈훗에서 무능한 정부로 묘사되고 있는 국가의 수장이 바로 존 왕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존 왕 시절에 국왕으로부터 시민의 권리를 보장받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이지게 되니, 그것이 마그나카르타의 제정이다.

이 대장전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의 대원칙을 담고 있다. 국왕이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임의로 처분할 수 있던 시절에, 이를 법에 위임하고, 왕의 권위를 제한하였던 것은 매우 획기적이며, 진보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그것이 전쟁의 패배 이후 영국의 국정상황에 토대한 것이었고, 또한 그 선언의 의미를 되찾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인간의 기본적 인권을 향한 거대한 역사적 흐름이 마그나카르타에서 비롯되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무능한 임금 존왕에 대한 반전이었다.

요즘 러시아의 라스푸틴과 고려말 신돈의 이야기가 회자된다.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를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스푸틴이 그 권력의 끝을 본 직후,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혁명이 이루어졌고, 나라를 농락한 신도에 대한 반기는 결국 얼마 후 조선을 창궐케 하였다.

무능한 정부와 최순실의 국정농단. 그야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통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사태에 대해서 국민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진실은 왜곡되었으며, 국민이나 국가보다는 개인과 집단의 안위에 치중했다.

역사는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가르치고 있다. 아프고 힘든 순간이지만, 온 국민과 나라 전체가 다시 한 번 새롭게 무장하고 스스로를 재정비할 때이다. 아무쪼록 커다란 시련이 더 큰 발전의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