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安昌浩, 1878~1938, 독립운동가) 선생은 “책임감이 있는 이는 역사의 주인이요, 책임감이 없는 이는 역사의 객이다”라고 말했다.
책임감의 성품은 역사의 주인이 될 지도자의 필수적인 자질이다. 책임감이란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하는 태도’(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다. 책임감 있는 지도자만이 다른 사람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현할 수 있다.
미국의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노드스트롬(Nordstrom)이라는 백화점은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최고의 백화점 중 하나다. 4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온 노드스트롬은 ‘고객 만족경영의 전설’로 불리며 많은 경영학 교과서에 모범 사례로 등장한다. 서비스 업계의 표준이 되고 있을 만큼 서비스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노드스트롬은 고객에게 절대로 ‘No’라고 얘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한 신사가 노드스트롬 매장에서 부인에게 줄 향수를 골랐다. 그런데 하필 그 제품이 모두 판매되어서 재고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담당 직원은 “15분만 기다려 주세요. 제품을 반드시 구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사는 담당 직원의 말대로 15분을 기다렸다. 정확히 15분이 흐른 뒤 직원이 가쁜 숨을 고르면서, 신사가 고른 향수를 건넸다. 담당 직원은 놀랍게도 자신의 돈으로 다른 매장을 찾아가 같은 제품의 향수를 구입하여 신사에게 내민 것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서까지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직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한 것이었다. 이렇게 책임을 다하는 직원과 경영진들의 이야기는 많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게 되었고 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신뢰받는 기업으로 인식되었다.
지난 7월, 국내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대기업 및 중소기업 367개사를 대상으로 ‘채용하고 싶은 인재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의 58%가 ‘책임감’을 꼽았다고 밝혔다. 2위는 ‘성실’(56.9%)이었으며, 다음으로는 열정(38.7%)이었다. 성공하는 사람의 자질 속에는 ‘책임감의 성품’이 필수임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 결과다.
그렇다면 우리 자녀들이 ‘책임감의 성품을 지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책임감의 성품을 가르쳐야 할까? 책임감의 성품을 가르쳐서 길러질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첫째, 부모가 먼저 모델링을 보여주자. 부모가 보여주는 책임감의 모습이 그대로 자녀에게 흘러가서 자녀의 성품이 된다. 가족들을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부모로서 책임감의 성품으로 일터와 가정에서의 일들을 잘 감당하려는 노력 자체가 자녀에게 엄청난 책임감을 배우게 한다.
둘째, 배우자가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가정의 기본은 부부관계다. 부모가 선택한 결혼을 귀하게 여기고 배우자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대인관계 태도를 미리 배우고 학습하는 통로가 된다.
셋째,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적절한 훈계는 부모의 중요한 책임감이다. 자녀가 저절로 잘할 것을 기대하고 방치해두는 것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불러온다. 부모의 책임은 자녀의 미래를 위하여 적절한 훈계와 약속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사회에서 책임감의 성품으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행동의 그름을 정확히 밝혀 주고,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훈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가족 구성원들이 공평하게 가사를 부담하자. 가족 구성원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책임감을 배울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요리하기, 상차리기, 쓰레기 분리하여 비우기, 청소하기, 책상정리하기, 신발장 정리하기, 학교에 다녀와서 숙제를 먼저 해놓고 놀기 등 책임감은 내가 꼭 해야할 작은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보는 연습이 필요한 리더십이다.
오늘날, 우리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의 성품으로 자신의 책임을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하는 태도가 절실해진 시대다. 책임감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책임감의 성품’을 실천하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로 사회가 혼돈스러운 이때에 우리 자신부터 쇄신하는 작은 노력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각 가정의 노력이 모여 우리 사회의 책임감이 곳곳에서 꽃피듯 일어나는 그 꿈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