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2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호수공원과 에코폴리스

 

스위스 제네바의 레만 호수는 한때 쓰레기와 오폐수 때문에 더럽고 냄새나는 호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폐수를 제대로 처리하면서 호수의 수질이 좋아져 이제는 레만호의 유람선을 타는 것이 스위스 여행의 기본코스가 됐다. 몽트뢰, 로잔 등 레만호에 접한 소도시들은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는 예술가 마을이 됐다.

오스트리아의 뵈르터제 호수는 조용한 시골마을에 자리한 호수이지만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준 곳으로 알려졌다. 도시의 소음을 피해 자연의 품을 찾는 예술가들이 모여들었고 호수마을은 음악의 성지가 됐다. 푸른 하늘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호수와 수면에 빛나는 밝은 햇살은 감성이 예민한 예술가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휴식을 안겨주고 치유의 장소가 될 것이다. 미국의 미시간 호수는 웅장한 풍광을, 이탈리아 밀라노의 코모 호수는 신비한 분위기를 간직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아온다.

수자원은 인간 생존에 필수 요소다. 그래서 호수는 ‘에코폴리스’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장소로 꼽히고 지역마다 호수공원을 도시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 용인시도 258만㎡에 달하는 대규모 기흥저수지를 호수공원화하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기흥저수지는 어릴 때만 해도 햇살이 부서지는 낮이면 수면이 은빛으로 빛나던 아름다운 호수였다. 아이들은 얕은 곳에 들어가 미역도 감고 물장구치던 곳이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로 지금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극심해져 어릴 적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우선 저수지내 퇴적물을 준설해 수질을 개선하고 준설토를 재활용해 대규모 인공섬과 인공습지를 조성할 것이다. 또 지금은 단절돼 있는 둘레길을 모두 연결하고 자연친화적 색상의 황토 포장길을 만들어 시민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흥호수 일대의 생태학습장, 자전거 도로, 국제규모의 조정경기장 등도 잘 어우러져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활기찬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호수공원사업이 완료되면 기흥저수지는 인근 광교호수보다 면적이 넓어 수도권 최대 규모의 수변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용인에는 기흥호수 말고도 용담저수지, 어비리저수지 등 호수와 경안천, 금학천, 청미천, 탄천 등 많은 하천이 있다.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에 있는 용담저수지도 지난해 둘레길 조성을 하고 호수공원화 사업을 추진했다. 저수지 수문에 막혀 걸을 수 없었던 구간에 목교와 데크를 설치해 4.1㎞의 둘레길을 완공했다. 그동안 비만 오면 질척거리던 흙길 구간에 야자매트를 설치해 걷기 좋게 했고 급경사 지역과 좁은 산책로에는 목계단을 설치해 안전성을 높였다. 계절별 꽃이 만개해 있는 호수를 바라보며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내년에 이곳은 ‘용담 태교 둘레길’로 새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태교도시 시책에 맞게 구간별로 자연의 테마가 있는 걷고 싶은 길이 조성된다. 임산부들이 명상하고 휴식할 수 있는 태교음악숲길, 석양길, 달빛길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목을 식재하고 편의시설을 늘릴 것이다. 이동면 어비리에 있는 어비리저수지는 그 석양의 낙조가 특히 절경이다. 경기도에서 최대 규모의 저수지인데다 경관이 수려해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어비리저수지 일대도 용인의 소중한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관내 하천들도 잇따라 생태하천으로 가꾸고 있다. 공세천과 탄천 등은 친환경 공법으로 복원돼 각종 수생 생물이 서식하는 맑고 푸른 하천으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에는 역북동 능막 소하천과 양지면 평촌 소하천을 정비하고 징검다리와 산책로를 만들어 수해 예방과 주민 친수공간으로 꾸몄다.

이러한 사업들은 예로부터 물 많고 물 맑은 곳으로 알려졌던 용인의 명성을 되찾고 ‘에코폴리스’로 발돋움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흥호수공원, 용담호수 태교 둘레길들은 미래 용인의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알려주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