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함께 장애가 점점 심해지는 아들로 인해 시작된 이웃돕기가 어느 덧 20여 년이 되면서 김포의 천사로 불리는 이가 있다.
바로 김포우체국 FC 지보현(61·사진)씨다.
고향인 전남 함평을 떠나 제2의 고향인 김포에서 지내던 지씨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얻은 소중한 아들이 커가면서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동안 자포자기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하지만 지씨는 자신을 감싸준 이웃들의 온정과 손길로 인해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어렵사리 조그만 중국집을 시작했다.
빚을 내 시작한 가게다 보니 생각처럼 장사가 잘 되진 않았다.
수시로 적자를 보기 일쑤였지만 지씨는 아들과 같은 아품을 갖고 살아가는 장애인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기로 했다.
장애아들을 주기적으로 초청, 자장면과 탕수육 등을 제공하던 지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영업시간까지 쪼개 장애시설의 허드렛일을 돕는 봉사까지 하게 됐다.
이후 지씨는 지역의 소외 받는 노인들에게까지 일주일에 한 차례 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매번 적자를 보다보니 결국 중국집을 접고 우체국에 취업한 지씨지만 여전히 휴일에는 장애시설과 노인복지 시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지씨는 건강사회복지포럼 김포지역 공동대표라는 막중한 자리까지 맡게 됐다.
지씨는 “지역사회의 천사라는 말은 당치않은 말이다”라며 “지역에서 봉사를 많이 하다보니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포=천용남기자 cyn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