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제우스는 새들을 다스릴 군주를 임명하기 위해 지원자를 물색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내걸었다. 지원자들이 지정된 날짜까지 그의 앞에 출두하면 제우스는 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를 왕으로 뽑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포고문이 나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한 것은 까마귀였다. 까마귀는 자신의 모습이 추악하다는 것과 그리고 다른 새나 동물로부터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까마귀는 왕이 되고 싶은 욕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리하여 까마귀는 자기 동료들에게서 떨어진 깃털을 찾으려고 여러날 동안 숲속을 뒤졌다.
까마귀는 애써 모은 깃털로 화려한 치장을 했다. 지정한 날짜가 되어 온갖 새들이 모였는데 까마귀가 많은 깃털이 붙은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났으므로 제우스는 그를 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새들이 분개하여 까마귀가 뒤집어 쓴 자신들의 깃털을 제각기 뽑아 버렸다. 까마귀의 위장은 여기서 끝장이 나고, 왕이 되려고 했던 꿈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이솝우화의 한토막이다. 우리 사회에는 까마귀와 같은 존재들이 한둘이 아니다. 미추(美醜)는 하늘이 정한 것이기 때문에 인력으로 바꿀 수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추함을 덮으려고 가진 꾀를 부리지만 본색을 감출 수는 없는 법이다.
총선을 앞두고 ‘남의 옷’으로 치장하려는 자들이 늘고 있다. 못났으면서도 잘난 척, 아는 것이 없으면서도 아는 척,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가진 척 요사를 떨고 있다.
특히 정치인의 최대 덕목인 애국애족의 정신은 티끌만치도 없으면서 권좌를 탐내는 파렴치한 자도 적지 않아 보인다.
까마귀가 만조(萬鳥)의 왕이 될 수 없듯이, 자질이 부족한 자가 국민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우리는 싫든 좋든 제옷을 입었는지, 남의 옷을 걸쳤는지를 심사할 때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