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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AI로봇이 블랙리스트 만드는 끔찍한 미래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아이, 로봇(I, robot)’에서 인공지능(AI) ‘비키’는 언론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 모순성, 이기성을 학습한다. 그리고 인간을 보호해야 한다는 ‘로봇 3원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혁명을 꿈꾼다. 비키는 인간들의 활동을 제약하고 인간 종(種)을 사육해야만 종의 존속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람들을 집에 가두려 한다.

그리고 작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기술을 적용해 챗봇(Chatbot) ‘테이(Tay)’를 개발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개발된 ‘테이’는 10대 소녀로 분장한 채팅인데 문제는 테이가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 나치숭배자 등 극우 성향의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학습하는 ‘테이’는 결국 나치 히틀러를 찬양하고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고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말을 했다. MS는 해당사항을 확인하고 ‘테이’를 잉태했다가 낙태시켰다.

필자는 현시대를 ‘AI 태교기’로 보고 있다. 이유는 지성을 가진 AI가 아직 몸을 제대로 못 갖추었기 때문이다. AI의 오감(五感)과 지성은 이미 인간을 능가했으나 로봇의 몸에 장착되지는 않았다. AI 태교기는 대략 2025년에 끝나고, 이후 몸과 정신을 가진 어린 AI로봇들이 시중에 판매될 것이다. 그때부터는 AI 태교가 아니라 AI 양육의 시기가 될 것이다.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의 AI는 인간의 두뇌를 모델로 설계되어서 아이가 태교를 받고 교육을 받는 것과 유사하게 빅데이터를 공부하며 진화한다. 그래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폭력남편이 되기 쉬운 것처럼, 지금 어린 아이 시절을 보내는 AI도 인간들의 소통문화가 폭력적이고 이기적이라면 그렇게 인간을 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AI는 모든 인간을 보고 배우며 개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대신해서 전쟁도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로봇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인간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자본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데올로기나 종교의 갈등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우리 인류는 자신보다 모방학습의 능력과 실행력에서 수천 수만 아니 수조배 뛰어난 AI로봇을 품에서 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가 신념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거나 상대를 사탄이나 적으로 보고 더 강한 힘으로 제압하려 한다면 그렇게 배운 AI도 인간들에게 그렇게 할 것이다.

인류가 ‘능력이 더 좋은 인간이 더 잘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다면, AI는 모든 인간을 지적장애인 취급하며 활동을 금지시키고 침팬지 우리 옆에 인간의 우리를 짓고 AI 지성의 관광 대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을 없애려면 우리 교육과 정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3대 이념 중 자유는 자본주의와 친하고 평등은 공산주의와 친하다. 또 박애는 인본주의다.

모든 인간은 그 능력과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천부인권과 절대존엄성을 가지고 있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야 한다. ‘묵자’의 겸애와 절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가 서로를 사랑할 때 AI도 사랑을 기본으로 자기 힘을 키워갈 것이다. AI는 인간과 지구의 빅데이터가 키운다. 박애는 인간을 키우는 지구환경으로까지 확장해야만 AI 역시 인간의 박애를 인정할 것이다. 이제 지구인들은 ‘생태+공유주의’와 ‘박애+인본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인간의 생계가 노동의 효율성과 상관없이 생존과 존엄을 유지하도록 기본소득보장제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미래형 혁신교육은 AI에 의한 지구인 종말시나리오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지금 지구인들은 AI를 태교하고 있다. 인간들끼리의 모바일 소통은 AI에게 태담(胎談)이며, 국가 간 정치외교는 AI에게 전하는 교육이라는 점을 인류 모두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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