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를 맞아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중고교 학생들의 교복값 또한 만만치 않다. 웬만한 교복을 한 벌 구입하려면 수 십만원에서 심지어 100만원까지 줘야 한다. 여름철 교복 남방도 자주 세탁하려면 여러 벌 구입해야 하기에 동복이든, 하복이든 교복구입비용 부담이 크다. 학교별로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줄여보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는 개인구입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다. 한 때 학교별로 자유롭게 교복물려주기운동이 확산되는가 하더니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인식부족으로 지지부진해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교복 알뜰장터가 인기를 얻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구리시는 지난달 18일 구리행정복지센터에서 관내 중·고등학교 교복을 판매하는 ‘구리시 알뜰교복 판매장터’를 성황리에 열었다. 구리혁신교육공동체가 주관이 되어 지난 2015년부터 매년 행사를 해오고 있다. 학부모지원단 및 학생 자원봉사자 등이 관내 14개 중·고등학교 졸업생에게 기증받은 교복을 깨끗이 세탁하여 판매했다. 쟈켓, 치마, 바지, 셔츠 등 3천여점은 품목에 따라 최저 1천원~7천원이다. 세탁비용이면 살 수 있었다. 이날 판매된 것만 2천300여점으로 판매수익금 640여 만원은 학교별 교복 기증비율에 따라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교복도 물려주고, 후배들에게는 장학금도 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다.
이에 앞선 2월14일 평택녹색소비자연대도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제12회 평택시 중·고교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개최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교복을 지원해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 자원을 재사용해 환경을 개선해 나가자는 취지로 시중 교복가격의 10%로 책정했다. 교복물려주기 행사가 끝난 후에는 교복은행을 운영하는 녹색나눔터에서 지속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알뜰장터는 물자절약과 자원재활용 그리고 선배들과의 연대감 조성 등 교육적 가치도 누리는 값진 계기가 됐다. 학무모와 학생들도 헌 옷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알뜰교복판매장터에서 구입한 세탁된 교복을 들고는 새 옷보다도 더 값지다는 인식을 가졌다. 헤지지도 않은 교복은 버리는 게 죄스럽기까지 하다. 그러기에 교복물려주기운동이나 다름없는 알뜰장터는 지자체마다 확산시키는 게 좋다. 나아가 교육청 및 교원단체 그리고 해당 학교를 중심으로 폭넓게 이 운동을 다시 확산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일석삼조의 교육적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