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대부분이 국정교과서와 경쟁할 새 검정교과서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일 역사과 교과용 도서 검정 공고를 내고 이달 30일까지 중학교 역사① 교과서와 역사① 지도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신청 예정자 등록을 받는다고 밝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개발되는 이들 교과서는 내년부터 국정 역사·한국사교과서와 함께 교육현장에서 쓰인다.
실제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8개 출판사 중 5곳은 새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거나 이미 집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논란과 기존 검정교과서 저자들의 집필 거부 선언, 교육부의 갑작스러운 국·검정 혼용 방침에 따른 집필 기간 축소 등으로 그동안 대부분의 출판사는 새 검정교과서 개발 여부를 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연구학교가 1곳에 그친데다 검정교과서 개발마저 파행을 겪을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이 더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출판사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사 한 관계자는 “집필 거부 선언을 신경 쓰는 저자들도 계시지만 오히려 우리 출판사 집필진 일부는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하기 때문에 더더욱 제대로 된 검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정교과서 논란이 이어졌고 다른 변수도 있어 적극적으로 (검정교과서 개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지 않았는데 현재는 주요출판사들이 대체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검정 심사 일정이 촉박한데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 저자 상당수가 집필에서 빠지면서 새 교과서의 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 만드는 기간이 보통 1년 반인데 이 가운데 6개월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이니 시간이 부족해 교과서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대부분이 새 검정교과서 개발에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검정 심사에 참여하는 출판사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