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과 범인검거를 최우선으로 해야할 일부 경찰관들이 승진시험에만 목을 매면서 업무분위기 저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찰 내부에선 이미 특정 부서의 경우 승진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 최적화 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각에선 승진시험 자체를 폐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9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일선 경찰관들에 따르면 경찰관 승진 유형은 시험승진(경정 이하)과 심사승진(경무관 이하), 근속승진(경감 이하), 특별승진 등 총 4가지로, 근속승진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상당수가 시험승진을 통해 승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매년 1월 치뤄지는 시험승진을 목표로 한 일부 경찰관들은 근무시간은 물론 휴가까지 써 가며 계급별로 실무과목을 비롯한 헌법이나 행정학 등 시험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일부 경찰관들이 경찰 본연의 업무를 잊은 채 오로지 승진시험에만 매진하는 탓에 동료 경찰관들이 이들의 업무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관행처럼 빚어지고 있어 업무 분위기를 저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경찰 내부에선 이미 4교대인 일선 지구대·파출소나 대기시간 동안 공부할 수 있는 기동대의 경우 승진시험을 준비하는 경찰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정해지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 본연의 업무를 무색케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경기남부경찰청 승진자 현황 확인 결과 지난 2015년 심사 894명, 시험 882명에서 2016년은 심사 535명, 시험 527명으로, 2017년 심사 469명, 시험 461명으로 동일한 비중을 나타내고 있어 승진 시험으로 인한 업무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심사승진과 시험승진 비율이 5대 5로 한 사무실에 시험을 준비하는 경찰관들이 2~3명은 있다”며 “이들은 업무가 남아 있어도 다른 직원들이 대신 해주며 정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해 주는가 하면 연가를 쓸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준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시험과 무관한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영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경찰관도 “근속승진이나 심사승진보다는 시험승진이 대세가 된지 오래”라며 “경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해 하는 시험을 없앨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업무 저해 문제를 일으키는 만큼 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승진시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승진시험 자체를 폐지할 수는 없는 상태다. 비율을 조금 낮추거나 변별력 구분을 확실히 하기 위한 난이도 조절로 승진 공부로 인한 업무 문위기 저해 현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