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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석식 없애자”… 저녁 있는 삶·창의 인재 ‘기대’

교사들 불필요한 잡무 줄여 수업준비에 집중 ‘바람’
일부 학교·학부모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비판도
이재정표 2차 공교육 혁신 ‘한 달’

‘9시 등교’ 열풍을 가져온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고교 야자와 석식 지양 원칙’으로 또 한 번의 공교육 혁신을 시도했다.

불필요한 업무가 줄면 교사들도 정규수업에 집중하게 되고, 그 혜택은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구상 속에 일부 학교현장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남의 A고교는 새 학기가 되면서 교사들의 야근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밤 10시까지 교실에 남아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야자 참여 학생 수가 30명 가량으로 확 줄면서 야자 관리에 필요한 지도교사도 6명에서 3명으로 감소했다.

하남의 B고교 한 교사는 올해부터 야근 최소화 방침에 따라 수당이 주는 대신 ‘저녁 있는 삶’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교육청의 야자 및 석식 지양 원칙이 학교현장에 스며들면서 가장 먼저 변화한 것은 교사들의 근무 형태로, 고교 교사들의 불필요한 업무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도교육청 고교교육정상화담당 오정호 장학관은 “잡무가 줄어들면 교사들이 정규수업 준비에 100%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에는 학생들을 대입에만 옭아매지 말고 스스로 진로와 꿈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문화를 지향한다는 이 교육감의 철학이 담겼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해진 답을 외워 높은 성적을 얻는 ‘공부’보다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도교육청은 이달부터 수도권 77개 대학 86개 캠퍼스가 참여하는 ‘꿈의 대학’을 시작한다.

반면 일부 학교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조미혜 성남고 운영위원협의회장은 “십여 년간 대입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왔던 학생들인데 갑작스럽게 야자와 석식을 못하게 하니까 학부모 사이에선 ‘이럴 거면 사립이나 특목고 보내자, 이사 가자’는 말까지 나온다”며 “교육적으로나 학생 건강 측면으로나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고교 교장은 “교육청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라 하지만 사실상 교육감의 뜻을 어길 공립교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작년보다 기준을 강화해 석식 수요자를 파악하니 당연히 수요가 줄어 석식을 못하게 됐고, 자연스레 야자 참여 학생도 줄었지만 솔직히 학생들 성적이 떨어질까 걱정돼 야자나 석식이나 학교에서 예전처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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