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들을 옷걸이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계모가 첫 재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 관계는 인정했지만 상습 학대 혐의는 부인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호성) 심리로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이모(29·여)씨의 변호인은 “검찰 측 공소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아이가 숨지기 직전까지 이틀에 한 번꼴로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는 등의 상습학대 혐의는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씨는 이 기간 다섯 차례 정도 아이 몸에 손을 댄 적은 있으나 공소장에 적시된 대로 이틀에 한 번꼴로 신체적 학대를 가한 사실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박모(35)씨의 변호인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박 씨의 변호인은 “나무막대기나 회초리로 아이의 허벅지를 몇 차례 때린 사실은 있지만, 신체 손상에 이르지 않았고 사회상규상 어긋나는 정도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계모로부터 학대당하는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이 씨는 지난 2월 18일 오후 3시 25분쯤 안산시 집에서 의붓아들 A(8)군의 배를 수차례 발로 차고, 옷걸이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A 군이 폭행당하던 중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화장실로 향하다 쓰러지자 바로 119에 신고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7시간 뒤 숨졌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A군이 친동생(5)을 괴롭히며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9월부터 A군이 숨지기 직전까지 이틀에 한 번꼴로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박는 등 학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 박 씨는 아이가 계모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조치하기는커녕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 회초리와 나무막대기로 A군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