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TK 석권 ‘고무’
홍준표 “5·9 ‘안보 대선’ 필승”
바른정당 참패… 연대론 솔솔
민주당, 하남·PK 선전 자평
국민의당, 호남 우위 재확인
“민심 확인했다” 아전인수 해석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치러진 4·12 재보궐 선거에서 4당의 희비와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가장 고무된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유일한 국회의원 선거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압승한 것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경기 포천시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 등 후보를 낸 23곳 가운데 12곳에서 이겼다.
한국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참패한 뒤로 저조한 여론조사 지지율에 허덕여 온 만큼 ‘선거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3일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완벽한 부활을 국민께서 해 주신 것”이라며 “이 기세를 몰아 5·9 ‘안보 대선’에서 반드시 필승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적었다.
정우택 상임 중앙선거대책위원장도 “홍 후보를 중심으로 범우파 세력이 다시 한 번 결집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언론 보도와 여론조사가 편향됐다는 한국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역설했다.
한국당은 특히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을 석권한 점에 주목했다.
6개 선거구를 모두 차지하며 이 지역에서 ‘보수 적자’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을 완벽히 제압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기초의원 2곳(경남 창녕, 충남 천안)에서만 이겨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낸 국회의원 후보는 4위에 그치며 친박 핵심 김재원 당선자에 완패한 것은 정치적 타격이 매우 크다.
특히 유승민 후보가 대부분의 지역 일정을 TK 지원 유세로 잡는 등 잔뜩 공을 들였지만 참패, 당 내부에선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고 있다.
당의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한동안 잠잠하던 연대론이나 후보 단일화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에 비해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각자 영·호남과 수도권의 전략적 지역에서 나름의 수확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두 당은 이번 재보선으로 민심의 지지를 확인했다면서 각자에게 유리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한국당의 승리 지역은 대부분 보수 성향이 짙은 ‘집토끼’였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민주당은 수도권 여론이 반영된 하남시장 선거에서 이겼다는 점과 부산·경남(PK) 지역에서 11곳의 광역·기초의원 가운데 5곳을 확보하는 등 선전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은 선거 결과였고, 촛불 민심이 반영된 선거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텃밭’인 호남에서 5곳의 광역·기초의원 가운데 1곳만 가져가 국민의당(3곳 승리)에 밀렸다는 점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양강 구도가 형성된 문재인 후보 측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나타난 호남에서의 우위를 재확인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압승이라고까지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며 “준비가 미비했던 하남시장 선거에서도 30% 가까이 얻은 것은 수도권에서 ‘안철수 바람’이 분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안 후보 상승세의 동력이 된 TK 지역을 한국당이 싹쓸이한 것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보수표심’이 막판에 한국당 홍 후보로 쏠릴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