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7일 탄핵정국을 돌파하고 총선전을 진두지휘할 새 대표 선출 경선전에 공식 돌입했다.
오는 23일 임시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대표는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잔여임기만을 수행하는 과도적 성격이지만 불법대선자금 수사 파문에 이은 탄핵정국의 광풍으로 당이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상당하다.
당내에서도 이번 탄핵정국을 돌파할 유일한 방법으로 임시전당대회를 거론하고 있는 만큼 5명의 후보들 모두 위기타개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세규합에 나섰다.
다만 아직까지도 탄핵역풍이 강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비우호적인 국민감정을 얼마나 완화시키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전대까지 6일간 잔여임기를 갖고 있는 최 대표도 한때 특정인에 대한 지지여부를 둘러싸고 `최심 논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한 듯 "최심이란 말은 언론이 만들어낸 것 아니냐"며 "대표선출 과정에 끼어들 생각이 없다"고 중립을 선언했다.
경선전은 홍사덕 의원이 이날 총무직을 사퇴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위기시 최적임자론'을 들고 나오면서 달아올랐다.
그는 "국민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건강한 중간세력이 주도하는 튼튼한 나라로 만들 것이며, 한나라당도 행동하는 정당, 당당한 정당을 만들 것"이라며 "불행한 과거와 잘못된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게 하는 대표가 전면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측은 현재 당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과거의 지도체제와 달리 지도부가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국민 관심을 끌어 난국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당의 중진들에 대한 물갈이를 구현하는 등 한나라당의 변화를 뒷받침해 온 점을 내세우며 경선전에 임하고 있다.
권오을 의원은 "잘못된 점에 대해선 솔직히 시인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며 "앞으로 한나라당이 기존의 틀을 바꿔 경제에 매진해 국민공감대를 얻어 중도우파정당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던 박 진 의원은 "수구정당, 부패정당의 오명을 떨쳐버리고 건강한 중도보수로 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노.장.청의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당내에서는 경선판세를 놓고 `2강3약', `2강1중3약' 등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근혜 홍사덕 의원을 2강으로 보고 김문수, 박 진, 권오을 의원을 1중2약이나 3약으로 보는 것이다.
현재 박근혜 의원은 강재섭 강창희 의원 등 중진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고, 홍사덕 의원은 김덕룡 의원 등 수도권 및 중진그룹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진 의원은 박혁규 서병수 심규철 의원 등 40대 중심의 `건강보수 모임'이 우군세력이다. 김문수 의원은 홍준표 의원 등 재선그룹을, 권오을 의원은 영남권 및 소장파들을 원군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