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끌어갈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다섯 명의 후보들도 치열했던 선거전을 오늘 자정까지 끝내고 투표상황을 지켜보며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릴 것이다. 이번 대선은 특히 과거 선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상황에서 새 지도자를 서둘러 뽑아야 했다. 그러기에 후보자들이 제대로 된 공약집 하나 만들지 못 했다. 여러 차례의 합동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에 바빴다. 그래도 우리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 하더라도 기권하지 않고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오늘 대선은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더욱이 여야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치구조다. 그래서 후보마다 협치를 강조하고 있고, 이를 잘 이끌어나갈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나아가 나라가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소통 능력과 도덕성, 국정 수행 능력을 갖춘 인물을 국가 지도자로 골라야 한다. 탄핵 정국에서 둘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국민 통합의 덕목을 갖추고, 북한 도발과 미·중 갈등에서 나라를 굳건히 지킬 확실한 안보관을 지닌 후보가 누구인가도 살펴야 한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워야 함은 물론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지난 4~5일 이틀 간 실시한 사전투표에서 전국 유권자 4천247만명 중 1천107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26%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사전투표에서 4분의 1이 투표한 것은 폭발적 열기다. 지난달 실시된 재외국민투표율도 75.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조기 대선인 만큼 적극적으로 주권을 행사해 잘못된 우리 사회를 바로잡자는 열망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볼 수 있는 증거다. 반가운 일이다. 투표율은 민주시민임을 가늠하는 척도로 누가 당선되느냐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을수록 국가의 미래가 밝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 투표율을 80%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1997년(80.7%) 이후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한번도 80%를 넘지 못했음을 볼 때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사전투표의 열기를 몰아 이번 대선이 역대 최고 투표율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투표참여는 정치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기에 꼭 투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