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다. 당연히 온 국민의 관심은 여기에 집중돼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이며 후보별 득표율은 얼마나 될 것인가’가 화제의 중심이다. 간혹 이야기가 과열되어 다툼으로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유세가 절정을 이룬 연휴기간인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묵묵히 이웃을 위한 봉사를 멈추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송죽프라자 1층에서 홀몸노인들에게 무료 급식봉사를 하고 있는 참다솜봉사회(회장 정운자) 회원들이다.
수원시가 발행하는 인터넷 뉴스매체인 ‘e수원뉴스’에는 이대규 시민기자가 취재한 정운자 회장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정운자 회장은 올해 76세로서 그 자신도 노인이다. 어릴 때 방앗간을 하던 부모가 항상 남을 거둬 먹이고 재워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때문인지 그 자신도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살게 됐다고 한다. 무료 급식봉사는 1989년 음식점을 운영하면서부터 시작했다는데 대상은 보따리 행상들이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밥값을 받지 않자 자신들이 팔던 물건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가는가 하면 주방의 칼을 갈아주고 가기도 했단다. 따듯한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의 한 장면이다.
이런 소문이 나자 주변의 노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노인 무료급식 봉사를 하다가 영업을 그만두면서 급식봉사도 중단됐다. 그러나 노인들이 그의 안부를 물으며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세상에는 밥만큼 큰 봉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돼 2000년 회원 30명으로 참다솜봉사회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급식봉사에 나섰다. 현재는 등록 회원수만 300여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등록 회원수는 많지만 실제 활동을 하는 회원은 그리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는 전언이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지만 가족들이 주는 용돈과 사위의 지원, 후원자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운영해가고 있다.
예전에는 130여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식사를 했는데 지금은 50~60여명으로 줄었다. 세상을 떠난 노인이 20여명이고 주변 거주환경이 변해 다른 곳으로 이사한 노인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교회 등 무료급식을 하는 곳도 늘어나 노인들이 분산되고 있다고 한다. 본인도 노인이지만 굶는 노인들을 보고 형편이 조금 더 나은 자신이 도와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는 무료급식봉사. 국가를 대신한 정회장과 회원들의 선행에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