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대표경선후보 TV토론회가 끝내 무산되자 긴급 대책위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토론중계를 반승낙했던 SBS마저 `방송불가'를 통보해오자 정권차원의 `내막'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격앙된 반응은 탄핵 역풍에 말려 급락한 당 지지도를 끌어올릴 마지막 보루로 TV토론을 준비해오다 예기치 못한 `암초'에 걸려 좌초된 데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TV토론을 통해 탄핵안 가결의 정당성과 당쇄신의지를 적극 홍보함으로써 거센 역풍을 그나마 가라앉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상득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 등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연히 해줘야 할 토론회에 대해 지금까지 회신이 없는 게 단순한 방송사의 결정인지 어떤 정치적 협력자가 따로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말 비통하다. 우리로서는 새로운 각오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주요 당직자들과 수도권 출마예정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당내에선 방송사 취재 불응과 장외 집회 개최 등도 대응책의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다. 장외 집회의 경우 오는 21일 오후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경선주자 5명이 전원 참석하는 시국강연회를 열기로 했다고 전 대변인이 전했다.
고흥길 제1사무부총장은 "모든 방송사들이 TV토론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고 여러 대책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혔다.
권오을 후보는 "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고, 박 진 후보도 "공중파는 방송국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의 소유"라며 "강력하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