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바깥 출입조차 힘겹다. 황사마스크는 매출이 2~3배 늘었고 공기청정기와 공기정화에 효과가 있다는 화초들도 불티나게 팔린다. 이에따른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봄철 중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황사의 영향에다가 경유차 화석연료 등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업무지시 3호로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일시 중단(셧다운)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내놓은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온 국민이 매일같이 몸으로 느끼는 사안으로 후보 시절 국민으로부터 건의받은 공약 중 가장 많은 요청을 받은 이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를 지목한 것은 우리나라 발전소 유연탄이 전력거래량의 39.2%이기에 그렇다. 실제로 화력발전소들이 밀집된 충남지역 상공에는 아황산가스 등 2차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물질이 서울 등 수도권보다 더 많이 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5일 30분 간 충남지역에서 항공조사를 벌인 결과 충남 당진·태안·보령·서천 지역의 아황산가스 측정치는 0.004~0.011ppm 정도가 나왔다. 같은 날 서울 상공에서 측정한 아황산가스 수치(0.005ppm)와 비교해 최대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2차 미세먼지란 석탄이나 유류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미세먼지와 결합해 생성되는 물질이다.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서둘러 미세먼지 방지대책에 나선 이유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설치하고,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셧다운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노후 발전소는 모두 폐쇄키로 했다. 시의적절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이날 발표된 대책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로 줄어드는 미세먼지의 양은 전체 발생량의 1~2%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는 이제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다. 그래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한반도 미세먼지 원인의 상당 부분이 ‘중국발’이라는 분석이 있기에 중국 측이 부담하는 공동 연구나 대책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등의 전략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만이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해서 미세먼지는 근절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