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인천, 경기, 경북, 강원, 충남, 세종 등 전국 13개 권역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동시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경보까지는 아니지만 청정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제주지역에서조차 주의보가 내렸다. 석가탄신일인 3일과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9일까지의 황금연휴기간 동안 전국에 127회의 미세먼지 경보·주의보가 발령됐다.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2013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그렇게 분류했다. 질소산화물, 이산화황, 수은, 비소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기 질은 세계 180개국 가운데 173위라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중국과 같은 174위다. 따라서 미세먼지 사망자도 많다. 2015년 10만명당 사망자가 27명이었다는데 이는 일본(17명) 미국(18명) 캐나다(12명) 등 주요 선진국보다 월등히 많은 것이다. 미세먼지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오염물질 때문이다. 서울시의 최근 연구 결과는 중국의 오염물질이 미치는 영향이 지난 2011년 49%에서 55%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마냥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석탄을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소나 대형산업시설, 낡은 경유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발생원을 없애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석탄 화력발전소 운영 일시 중단 등 ‘미세먼지 응급감축’을 지시한 데 이어 앞으로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인천시와 함께 미세먼지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경기도 역시 차제에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차단하는 데 더욱 노력해주기 바란다.
도는 지난 4월부터 평택시 소재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을 특별 단속한 결과 28개소를 적발했다. 최근 평택시 미세먼지 오염도가 급증하자 특별단속에 나선 것이다. 적발된 사업장에서는 깨끗한 공기를 오염된 공기와 섞어 배출하거나, 흙먼지가 묻은 차량을 그대로 공사장에 출입시키는 등 미세먼지 발생을 방치했다고 한다. 현재 도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기술진단 결과를 사업장에 제안하고, 시설개선을 위한 자금지원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숨을 쉬는 한 미세먼지를 마시지 않을 수는 없다. 이 땅에 사는 우리와, 사랑하는 후손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해 미세먼지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